▲ 변종수 울산 개인택시기사

와사풍이란 원래 구안와사(口眼蝸斜)라 해서 입과 눈이 비뚤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것은 주로 한의사들이 사용하는 용어고 신경과 의사들은 안면신경마비라고 진단한다. 일단 와사풍이 오면 발음이 분명치 못하고 얼굴이 일그러지는 모습이 특징이다. 그런데 발음을 주의 깊게 들어보면 무슨 말인지도 알 수 있고 또 말의 진의도 분명하다. 다시 말해 입은 비뚤어 져도 진실을 말하고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이런 현상들은 옛날 한의학적 처방으로 치료를 할 때의 시대상을 엿볼 수가 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와사풍에 걸린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특히 정치판에서는 입이 비뚤어진 사람들이 내뱉는 말들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정말 기가차고 민망할 정도다. 입이 비뚤어지면 발음이 비뚤어진 것이 아니라 말의 진의를 비뚤게 왜곡하는 현상이 옛날과 다른 증세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병이든 가족의 유전적인 요인이 큰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학술적 논문을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와사풍은 이념적이고 사상적인 내력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옛날에는 비록 입은 비뚤어졌어도 그 말 속에 진의를 들을 수 있었다. 요즘 정치인들은 와사풍이 왼쪽으로 왔는지 오른쪽으로 왔는지는 말을 들어보면 쉽게 알 수가 있다. 입만 비틀면 정의가 불의로 바뀌고 불의가 정의로 바뀌는 희한한 세상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듯 위선과 독선, 내로남불이 판을 치고 가짜뉴스로 들통이 나도 입만 비틀어 거품 물고 덤벼들면 누가 감당할까 싶다. 진실은 아무리 입이 비뚤어 져도 인간의 본성이 정의와 상식으로 가득 차 있으면 숨길 수가 없다.

이같은 현상을 보면서 그 집안(정당)의 유전적 이념과 사상적 DNA를 읽을 수 있다, 또 입만 비틀면 정치적 당리당략만 외치고 국민을 호도한다. 전 정권 일들은 적폐고 지금 일들은 개혁이고, 전 정권에서는 구속이 원칙이라고 소리치더니 지금은 인권존중과 절제된 검찰행사를 외친다. 인간의 말 속에는 진실이 있고 거짓이 있다. 진실도 표현에 따라 거짓으로 둔갑하고 거짓도 어떻게 꾸며내느냐에 따라 진실로 둔갑하게 된다. 부처님은 절에 가야 있고 예수님은 교회에 가야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인간의 확증편향에 따른 믿음이다. 하지만 어느 산속에 바위 하나를 두고 이것이 ‘내 부처님이고 예수님이다’고 반복믿음으로 여길 때 똑 같은 현상으로 보인다. 그래서 인간은 반복적인 세뇌와 선동으로 인해 그것을 현실로 착각하게 만들고 있다. 비록 입은 비뚤어 졌어도 정의와 불의에 대한 양심과 상식이 살아 있는 한 정의를 외칠 수 있어야 한다. 한 20년 장기집권을 하자고 큰소리치는 사람도 민심을 호도하고 선동할 때 자기 입이 비뚤어지는 지도 모른 체 그것이 정의라고 떠들고 있다.

동물원에서 호의호식하던 새끼 호랑이가 야생으로 방생하던 날 그 습성과 행태를 지켜보던 다른 동물들의 시선이 따갑기만 하다. 정의의 밥그릇을 뺏어 먹고 호가호위에 취해 살면서 나는 정의의 밥그릇을 뺏어먹지 않았다고 야생에서 말할 수 있을까. 정의를 불의라고 불의를 정의라고 말하는 사람의 양심에는 이념과 사상의 뿌리 깊은 그 집안의 정체성이 드러나고 있다.

또 사회적 불평등의 괴리가 스스로 소외계층의 불만으로 표출하고 모든 것이 평등으로만 몰아가는 것이 정의라고 여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못 먹는 밥에 재 뿌리고 네 죽고 내죽고 불의에 동조하는 것이 자기를 지키고 보상받는 수단으로 착각하고 있다. 평등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질서를 무너뜨리고 민심을 왜곡하는 무서운 사회주의에서 주로 쓰는 용어다. 작금의 대한민국의 헌법가치가 삼권의 집단 테러로 위기를 맞고 있다. 와사풍의 공포가 돼지열병 못지않게 심각수준으로 격상하는 현실이 겁이 난다. 변종수 울산 개인택시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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