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 1층 로비에 노조원 5천명 가득 차…민원인 통행 불편
오후 6시께 사측과 구두 합의 농성 풀어…타워크레인 점거농성도 해제

▲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1층 로비에서 전국에서 모인 민주노총 건설노조원들이 '불법 고용 근절' 등을 요구하며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점거 과정에서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외국인 불법 고용과 지역민 고용대책을 요구하며 광주시청사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5천여명(주최 측 주장)의 노조원이 모인 가운데 ‘불법 고용 근절’ 등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같은 시각 광주시청 3층 시장실 앞 복도를 점거한 건설노조 광주지부 노조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인 이른바 ‘지원군’으로 전국 각지에서 광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연대 발언을 통해 외국인을 불법 고용하고 한국노총 소속 타지역 노동자들을 고용한 건설업체 등을 규탄했다.

특히 사측이 노·노 갈등을 유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국노총 노동자들을 건설 현장에 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약 2시간여 동안 연대 발언을 이어간 민주노총 노조원들은 시청사로 진입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이용섭 광주시장이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라며 경찰에 청사 보호를 요청하지 않았고, 경찰 역시 충돌을 우려해 노조원들을 막아서지 않았다. 

시청 1층 로비에 들어선 노조원들은 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아 투쟁가를 부르거나 구호를 외쳤다.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민원실 등 시청에 찾아온 시민들은 통행 불편과 소음으로 서둘러 청사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건설지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광주시청 1층 로비를 점거했다가 자리를 옮겨 시장실 앞 복도를 점거했다. 

이들은 “사측 대표가 참석한 교섭에서 고용 문제 등 합의가 이뤄졌지만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이미 합의된 내용이 이행될 수 있도록 광주시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사측이 자신들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오후 6시께 점거농성을 풀었다. 

이날까지 23일 동안 이어온 북구 건설현장 타워크레인 점거농성도 해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노총 광주지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민주노총의 행태는 한국노총 노조를 호남권 공사 현장에 허용하지 않겠다는 협박”이라며 “어느 한쪽에 우호적인 결과가 생긴다면 한국노총은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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