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수천년간 유지 이론 깨고
美 과학자 CO2로 분해 첫 확인
플라스틱 환경오염 지속은 여전

▲ 해변을 오염시킨 폴리스타이렌 일회용 컵.

WHOI 제인 두체트 제공

‘스티로폼’이란 상품명으로 더 잘 알려진 ‘폴리스타이렌(polystyrene)’은 포장재는 물론 일회용 컵과 빨대 등 각종 생활용품 소재로 활용되는 가장 이용도가 높은 플라스틱 중 하나다.

그러나 한번 버려지면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는 데 수천 년이 걸려 사실상 사라지지 않고 지구의 숨통을 조이는 영구적인 쓰레기라는 불명예도 안고 있다.

이런 폴리스타이렌이 햇빛에 노출되면 수십 년에서 수백 년 사이에 분해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WHOI)에 따르면 이 연구소의 해양화학자 콜린 워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폴리스타이렌이 햇빛에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빨리 분해된다는 연구결과를 미국화학학회 저널인 ‘환경과학기술회보(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Letter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수천년간 분해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폴리스타이렌이 실제로 그런지 확인하기 위해 시중에 유통되는 5종의 폴리스타이렌 샘플을 수거해 물이 담긴 투명 유리 수조에 넣고 태양 빛 파장을 낼 수 있는 램프를 켜놓았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햇빛이 플라스틱을 물리적으로 분해할 뿐만 아니라 화학적으로도 물에 용해된 유기 탄소와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적은 양의 이산화탄소(CO2)로 분해한다는 점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플라스틱은 이런 전환 과정을 거치면서 원래 형태는 사라지고 맨눈으로는 볼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부산물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 분해와 관련된 이전 연구는 미생물의 역할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햇빛에 노출된 플라스틱이 급속하게 색이 바랜다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햇빛의 역할은 크게 고려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폴리스타이렌의 화학구조가 복잡하고 덩치가 커 미생물의 먹이 활동을 방해함으로써 분해 대상이 되기 어렵지만, 특정 파장의 햇빛을 흡수할 수 있는 완벽한 크기와 형태를 갖추고 있어 이를 통해 결합한 탄소를 분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가속 질량분석기 등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실험 저수조의 물에 용해된 유기 탄소 화합물과 CO2에서 발견된 탄소 원자의 출처를 분석했으며, 그 결과 “햇빛이 폴리스타이렌을 CO2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물속에 녹아있는 부산물인 유기 탄소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폴리스타이렌에 색을 넣고 가소성을 강화하기 위해 넣는 첨가제에 따라 햇빛의 특정 파장을 흡수하게 함으로써 분해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워드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 “우리는 플라스틱 오염이 나쁘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으면서 “폴리스타이렌이 환경에 남아있는 것이 우리가 지금까지 이해해 온 것보다 기간이 더 짧고 복잡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며, 그렇다고 해도 환경에 미치는 피해는 수십년간 지속한다는 점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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