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포부두 선박 폭발화재 등 울산에서는 화재·폭발 사고가 잦다. 이처럼 석유화학 관련 사고가 자주 발생하자 15일 안전보건공단과 울산광역시, 고용노동부, 울산시청이 ‘울산 석유화학단지 산업재해 사망사고 감소 방안’을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에는 각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나와 울산지역 석유화학단지 산업재해 감소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이번 포럼에서 김동섭 유니스트(UNIST) 교수는 ‘석유화학산업에서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 2가지’를 설명해 주목을 끌었다. 2가지 방법 중 첫번째는 바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이었다. 그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영상기술,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인간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부분들을 메꿔가는 안전기술 혁신을 강조했다. 그리고 보완적으로 생산성과 경제성 원리에 고정돼 있는 우리의 사고를 대폭 전환하라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마다 갖고 있는 무의식과 행동양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기업은 안전에 대한 인식이 습관화되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울산의 대표적인 장치산업인 석유화학산업은 이미 성숙기에 도달했다. 이 와중에 울산은 4차 산업혁명의 높은 파도가 엄청난 속도로 밀려오고 있는 상황이다. 울산은 글로벌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신산업을 준비해 왔지만 아직 본 궤도에 오르기에는 역부족이다. 이같은 과도기적인 변화 도중에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지역기업의 생존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기반까지 무너질 수 있다.

이동구 화학연 RUPI사업단장은 ‘안전은 개인이 아닌 사회가 책임져야 할 구조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안전사고는 가장 취약한 곳에서 발생하므로 기본과 원칙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백번 맞는 이야기다.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 웬만한 사고는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석유화학 사고는 예상할 수 없는 쪽으로 흘러갈 공산이 높다. 예를 들어 디지털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게 되면 스마트 공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고, 이 스마트 공장이 증가하면 하드웨어와 시스템간의 결함, 제어시스템의 고장 등 과거와는 또다른 안전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다 기존시설의 노후화, 위험시설의 대형화·복잡화 등은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대형 사고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날 포럼에서 나온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한 안전기술 혁신’은 울산의 안전사고를 다시 한번 되짚어보게 한 계기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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