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 가도의 중국 공장에 붙여진
첫 마음을 잊지말자는 독려문을 보며
꿈을 이루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감명

▲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알루미늄 압연산업관련 중국의 동종 업체를 다녀온지도 10여년 되어서 그 동안 그들의 발전상이 궁금했었는데 기회를 만들었다. 우리 공장 자체 코일 생산량이 부족하여 중국업체들의 제품을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품질관리 감사를 한다는 명목으로 5개 공장을 방문했다. 이번에는 산동성과 안휘성에 있는 공장들을 보았기 때문에 작은 도시들을 방문했다. 이동을 위하여 국내 항공편과 그리고 베이징과 상하이 그리고 샤먼까지 연결되는 고속열차도 이용했고 시골길은 승용차를 이용했다.

우선 이들 공항, 철도, 고속도로 및 시골의 도로를 다니면서 중국의 인프라(Infra : Infrastructure의 약어)에 대한 투자가 지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대단히 진행되었음을 느꼈다. 그리고 녹화 사업이 굉장히 진전되어 20여 년 전에 중요도로의 주변에 ­필자의 관찰로는 3, 4종의 나무들을 3열로 심었는데­ 주로 속성수인 미루나무, 플라타너스와 히말리야시다가 주였는데 이제는 이 나무들이 자라서 가로수가 되고 또한 숲을 만들고 있었다. 나무가 자란 만큼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함께 성숙되지는 않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도로의 교통질서 위반과 화장실의 청결도 등에서 부족함이 느껴졌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도로에는 여러 종류의 단속 카메라가 많이 설치되어 있고, 사람이 모이는 곳은 청소 담당자들이 배치되어 있어 청결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복장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서 촌스럽지 않고 대체로 세련된 복장으로 변했다. 한류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도 있으리라.

시골의 도시까지도 외관상으로는 중국이 이제 발전된 국가라고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됐다. 최고 시속 350㎞를 달리는 고속열차를 타고 가면서 주위에 펼쳐지는 광경을 보고 느낄 수 있었는데, 정돈이 잘 되어있어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했는지 짐작이 갔다. 방문한 공장들 중 한 곳만 오래된 공장이고 나머지는 가동한지 10년도 채 안 되는 곳이었으나, 5S 활동을 충실히 하여 공장의 하우스키핑(Housekeeping) 상태는 높은 수준이었다. 책임자와 관리자를 만나보니 주로 30대와 40대 초반이었다. 왜 나이 많은 관리자는 중국공장에 안 보이느냐고 물어 보니, 나이 드신 전문가들의 수가 너무 작아서 모두 일을 하고 계시지만, 많은 젊은 사람들이 함께 경영을 맡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공산당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으므로 나라의 정책추진 격문들이 공장에 하달되어 이곳 저곳에 현수막이나 액자로 걸려있고 종업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그중 가장 인상 깊게 들어온 것이 ‘불망초심(不忘初心)’이다. 그대로 해석하면 ‘첫 마음을 잊지 말자’는 뜻이다. 첫 마음이 무슨 뜻이냐고 물으니 서슴없이 대답한다. 드림(Dream, 꿈)이란다. 우리도 인생을 살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이 말을 마음에 두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공장의 주요 설비와 실험실 연구소 등을 둘러보니 아직 미흡한 점은 있지만 구성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충실히 일하고 있었고, 배움의 마음을 늘 가지고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제품의 외관도 좋았고 포장까지 나름대로 표준화가 되어 있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젊은 관리자들의 의욕이었다. 이들은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최고가 되겠단다. 동종 업체가 많아서 기술자를 구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공장을 잘 경영한다면 세계의 제조업은 중국의 도전에 엄청난 시련을 겪을 것이 자명하므로 신기술의 개발, 새로운 경영방법의 개발 등으로 모든 면에서 지속적으로 중국 업체보다 경쟁우위에 항상 앞서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겠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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