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애란 울산과학대학교 학술정보운영팀 팀장

제7회 울산평생학습박람회가 10월26일 개최된다. 지역의 대표적 학습, 문화, 스포츠를 아우르는 종합축제이다. 가족 친화적 축제로는 으뜸이다. 어린이나 성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다. 축제장은 평생학습에 관한 정보나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체험도 폭넓게 하는 장(場)이므로 기대가 크다.

올해는 울산대공원 남문 SK광장에 홍보 및 체험부스 75개를 구성하고 이틀간 1만5000여 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한다. 제1회(2013년) 박람회 때 3일간 90여개 부스를 찾은 10만 명의 수치와 비교하면 행사의 규모가 크게 줄었다.

축제 주최가 교육청에서 시청으로 바뀐 여파일까. 교육청이 주최할 때는 소속 학교가 많기 때문에 학생들의 참여가 높았을 거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부스의 내용도 그들을 위한 내용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평생학습 주관기관인 울산광역시평생교육진흥원이 2012년 개원하고 2007년부터 남부도서관(교육청 소속)이 개최한 ‘울산평생학습축제’를 이어받았다. 평생교육 업무를 총괄하는 기관이 생기면서 변화가 있었다. 축제 이름이 ‘울산평생학습박람회’로 변경됐다. 축제 참여 기관이 다양해졌고, 대상은 학생이나 일반 성인 중심에서 은퇴자와 장애인 등으로 확장됐다. 평생교육 기관이 464개(2014)이고, 5개 구·군청 모두 평생학습도시라 학습 인프라도 우수하다. 이런 조건에도 축제에 참여하는 인원과 일정이 감소하면 되겠는가.

얼마전, ‘2019 웰빙라이프 Ulsan’ 축제장에 들렀을 때이다. 나이가 60대에 이르니 ‘웰빙’에 관심이 커졌다. 건강한 먹거리와 생활 정보를 얻고 체험을 할 요량이었다. 푸드코트, 마켓, 체험관, 디저트 영역으로 구획된 70여 개의 부스가 있었다. 디저트 부스는 떡집에 파는 떡이요, 제과점의 빵이며, 커피숍의 커피였다. 부스의 이름에 접두어 웰빙만 덧붙였다. 건강 홍보부스에서 스트레스 측정을 했다. 검사하는 동안 바로 앞 무대에선 ‘전국울산웰빙가요제’가 한창이었다.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나 피로도, 심장 안정도 등을 측정하는데 노래 소음이 정확도에 영향을 미칠세라 노심초사했다. 축제 주제의 정체성이 부족했다. 축제장에 참여자가 적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 비롯되지 않을까.

아일랜드의 코크평생학습축제는 8일간 참여자가 2만 명(시민 1만명 이상과 종사자 1만 명. 유네스코가 인정한 우수 평생학습축제)을 웃돈다. 인구수 22만 코크시에 하루당 대개 70여 개 이상의 프로그램이 다르게 운영된다. 모든 계층과 연령이 참여하며 참여비는 무료이다. 도서관과 학교 등에서 전시나 발표, 체험 그리고 강연이 이루어진다. 공장을 견학하고, 강에서 카약을 즐기며, 숲속을 걷고, 거리에서 게임을 한다. 평생학습도시 전체가 거대한 축제장이다.

우리나라처럼 한 장소에 무대나 부스를 설치하고 부스에 동일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과는 대비된다. 축제 기간 내내 시민들은 코크시를 무대와 부스 삼아 원하는 것을 배우고 인생을 즐긴다. 축제는 도시와 하나 되는 시민의 학습공동체이다. 이것이 바로 울산평생학습박람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는지. 이애란 울산과학대학교 학술정보운영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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