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창훈 울산상공회의소 기획홍보팀장

필자는 20여년간 울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울산이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심장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지내왔다. 그래서 요즘처럼 울산의 어려움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 더 안타깝기만 하다. 많은 시민들이 울산경제위기 탈출의 해법으로 새로운 먹거리와 일자리를 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울산시는 울산형 일자리모델을 만들고 7브릿지 전략을 수립·시행하고 있다.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며 그때까지는 시민들의 인내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앞서 많은 울산시민들은 경제위기 극복의 최대 과제로 노사갈등을 뽑고 있다. 이러한 울산시민의 염원을 반영한 행사가 지난 9월27일 울산 장생포일대에서 개최되었다. 매년 울산시와 울산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는 울산산업문화축제이다.

특히 올해 ‘노사민정 선상동행’은 한배를 탔다는 의미로 고래바다여행선에서 행사가 개최되어 매우 뜻깊다고 할 수 있다. 송철호 시장을 비롯한 노사민정 대표와 기업체 CEO, 노조위원장, 시민사회단체장, 울산시민 등 200여명이 ‘한배를 탄 노사민정! 다함께 전진하자’는 퍼포먼스와 함께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울산연안을 투어하는 시간을 가졌다.

배 안에서는 권영찬 서울문화예술대학 교수가 토크콘서트로 열기를 북돋웠다. 권 교수는 노사민정의 관계를 ‘행복한 부부’ 등 가족관계로 비유하며 매순간 내가 아닌 상대방의 입장과 시선에서 생각해볼 것을 강조했으며, 참석자들은 공감의 힘찬 박수를 보냈다. 이어 노사민정 화합을 염원하는 소망을 적어 친환경 비둘기풍선에 날려 보내며 이날 선상동행이 마무리 되었다.

이날 한 시간 가량 선상에서 모두가 한 목소리로 ‘노사상생과 화합’을 외치는 순간에는, 노사민정이 따로 없이 마음을 열고 가까이 다가가는 분위기가 연출되며 웃음꽃이 떠나지 않았다.

이번 ‘노사민정 선상동행’이라는 의미 있는 시간을 함께 하면서 스웨덴 국민의 아버지 ‘타게 에를난데르 총리’가 떠올랐다. 45세의 젊은 총리는 매주 목요일마다 저녁 모임 ‘국민의 집’을 이어오며, 그곳에서 노사대표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갔고, 점차 노사갈등의 골을 좁혀, 유럽에서 가장 파업이 많은 나라 중 하나였던 스웨덴을 임금·고용·복지·국가경쟁력·경제성장을 함께 추구하는 나라로 변모시켰다.

우리 울산도 1962년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우리는 시민들의 희생과 열정으로 배고픔을 탈피하기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하였고, 그 결과 오늘날 글로벌 산업도시가 되었다.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이 산업화 초기 당시, ‘위기극복’이라는 공동의 목표로 결집한 지역 경제 주체들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노사민정이 ‘대화와 타협’ 정신아래 한배를 타고 힘찬 파도와 싸우며 위기를 헤쳐 나가는,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딛는 터닝 포인트가 되기를 작게나마 기대해본다. 그런 의미에서 울산시도 하루빨리 노사민정기구인 ‘울산화백회의’를 출범하여 그 역할을 다해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울산경제 재도약에 지혜를 모아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세계는 지금 총과 칼 대신 경제를 무기로 총성 없는 전쟁 중이다. 고래바다여행선에 노사민정이 함께한 선상동행의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험난한 파도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다함께 전진하는 꿈을 꾸어본다. 정창훈 울산상공회의소 기획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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