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등 사망자만 73명 발생
美 “테러리즘에 맞서 싸울 것”
탈레반도 “사건 잔혹” 관련 부인

▲ 지난 18일(현지시간) 테러로 73명이 사망한 아프가니스탄 동부 낭가르하르주 이슬람사원에 주민들이 모여 잔해를 살펴 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동부 낭가르하르주 이슬람사원(모스크)에서 발생한 테러 사망자가 73명으로 늘었다.

70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 모스크의 ‘금요일 남성 예배시간’을 노려 폭탄이 터졌기에 마을 전체가 초토화됐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19일 보도했다. 통상 금요일 예배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린다.

폭탄이 터진 뒤 모스크 지붕이 붕괴하자 마을 여성들이 달려와 필사적으로 잔해를 파헤쳐 부상자와 시신을 찾아냈다.

사망자 73명 가운데 20여명은 청소년과 아동이다. 중상을 입은 부상자도 최소 30명이다.

한 부상자는 “뜨겁다고 느낀 순간 지붕이 무너졌다”며 “여자와 아이들이 나를 밖으로 끌어냈다”고 말했다.

이 마을 과수원에는 줄줄이 무덤이 만들어졌다. 남편과 아들을 잃은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수백 명이 장례식에 참석했다.

금요일 예배 시간에 늦어 목숨을 구한 칸 모하메드씨는 “큰 묘지가 있지만, 굳은 땅을 파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흙이 부드러운 과수원을 묘지로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장례식을 집도한 종교 지도자는 “마을 전체가 파탄 났다”고 말했다.

아직 테러의 배후는 밝혀지지 않았다. 낭가르하르주는 아프가니스탄 반군인 탈레반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IS가 모두 활발하게 활동하는 지역이다. 탈레반은 이번 사건이 잔혹하다고 비난하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히는 등 각계에서 이번 테러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번 모스크 테러는 지난 8월17일 수도 카불 서부 ‘두바이 시티’ 웨딩홀에서 발생한 자살폭탄테러로 80여명이 숨진 사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많은 희생자를 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낭가르하르주의 모스크에서 예배를 보던 이들에 대해 가해진 공격은 인간의 생명을 무시하고 무고한 이들을 향해 폭력을 자행한 자들의 비겁함과 잔인함을 드러내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예배의 장소는 안식처가 돼야지 치명적인 공격의 표적이 돼선 안 된다”며 “아프간 국민들, 그리고 전 세계인은 안전하게 살고 함께 예배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민간인들에 대한 이번 국제적 공격을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하며, 희생자들 및 그 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의 평화와 안정에 여전히 헌신하고 있으며 테러리즘에 맞서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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