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의 늪에 빠진 조선산업을 어떻게 다시 살려낼지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는 자리가 21일 울산시청 국제회의실에서 마련됐다. 화두는 바로 ‘미래 최강의 조선산업을 확보하기 위한 단계별 로드맵 수립’이었다. 이날 울산시, 울산정보산업진흥원,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울산발전연구원, 현대중공업 등 15개 기관 관계자들은 조선업 경기 침체를 극복할 ‘최고의 로드맵 수립’을 위해 머리를 짜냈다. 무슨 일이든 첫 단추를 잘 꿰면 일의 절반은 성공이다. 앞으로 수립될 미래조선산업의 로드맵에 많은 이들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울산은 물론이고 세계 조선산업의 경기는 여전히 바닥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 발주량은 지난 2016년 무려 67%나 감소했다가 겨우 2017년에 반등했으나 여전히 2011~2015년 평균의 58%에 불과한 실정이다. 여기다 선박의 공급능력 과잉으로 선가(船價) 회복이 지연되면서 클락슨 선가지수(Price Index)는 여전히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조선산업의 전후방 연관산업을 보더라도 문제는 많다. 대형 조선사의 경우에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할만큼 설계 및 영업 부문이 뛰어나지만 중소형 조선소들은 선형 또는 상세설계 능력이 크게 미흡한 상태다. 또 대형 조선사들은 대부분 자체 인력을 갖추고 R&D를 수행하고 있지만 중소 조선소들은 인력 채용에 어려움이 많아 기술 축적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여기다 조선소들간의 협업체계나 국가적인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연구기관이 부족해 R&D기능은 각 사별로 진행되고 있다. 생산부문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으나 협력업체의 인력 유지와 생산성 향상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중소 조선소들은 생산계획, 조달관리, 공정관리, 그리고 품질관리 등의 면에서 효율성이 대형 조선소 보다 크게 낮다.

이같은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해 울산시는 ‘미래조선산업 전략적 발전단계별 로드맵’을 5가지로 요약했다. 조선해양 첨단혁신 밸리(Valley) 구축, 차세대 미래선박 연구개발 선도, 연구개발 혁신 첨단 테스트 기반 구축, 조선해양 콘텐츠 특화도시 구축, 조선해양 협력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이 그것들이다. 시는 조선해양산업 생태계 구조의 개혁과 첨단 스마트·친환경 선박산업을 동시에 추진해 세계 최강 조선해양산업 리더로 부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로드맵 수립은 내년 3월 완료된다. 5개월 후면 펼쳐질 이번 로드맵은 한국 조선산업의 현 주소이자 조선산업의 메카 울산의 현 주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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