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엔 씨 뿌리고, 여름철 뙤약볕에서 넘어진 벼를 세우고, 한해의 결실을 맺는 가을이면 농민들의 일손이 뜰 막에 졸고 있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도록 바빠진다.

 그런데 고생하는 농민의 마음은 알지 못하고 농번기 빈집을 노리는 파렴치한 좀도둑이 극성을 부려 농심을 울리는 것도 이때이다.

 서양속담에 "하나님은 믿되, 문단속은 하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평소 집안 문단속을 철저히 하고, 귀중품은 금융기관이나 경찰관서에 맡기는 등 자기 재산은 스스로 지키면서 하나님을 믿고, 사람을 믿으라는 격언일 것이다.

 유난히 태풍 피해가 많았던 올해, 추수기 빈집털이 예방을 철저히 하여 단 한건의 도난사고도 없는 가을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노경식(경남 함양경찰서 경무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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