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은 ‘세계 뇌졸중의 날’

▲ 뇌졸중은 급성기 치료 후 가능한 빨리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뇌졸중 진단을 받은 환자가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뇌혈관 막히거나 터지며 뇌 손상
안면마비·언어장애 등 경고신호
치료 빠를수록 환자 재활률 높아
운동치료·작업치료·물리치료 등
나홀로 일상생활 가능하게 훈련
흡연·스트레스·나쁜 식습관 등
잘못된 생활습관 개선해 예방을

오는 29일은 ‘세계 뇌졸중의 날’이다. 뇌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지는(뇌출혈) 뇌졸중이 고령인에게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40대 이하에서도 20%가 발병할 정도로 젊은 환자도 많은 편이다. 우리나라 성인 60명 중 1명이 뇌졸중 환자이며, 매년 10만5000명의 새로운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또 뇌졸중이 발생하면 10%가량이 목숨을 잃어 한국인의 3대 사망원인이기도 하다. 다행히 목숨을 건져도 40~60% 정도가 발음, 보행, 운동장애 같은 후유증이 생긴다. 엄문섭(사진) 보람요양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뇌졸중 의심 증상들과 진단 후 재활치료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뇌졸중 경고신호, 알아차리기 쉽지 않아

뇌졸중은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발생한다. 뇌로 제공되는 산소와 영양소 공급이 부족하면 뇌 조직 대사에 이상을 일으키고, 결국 그에 따른 뇌의 부분적인 기능 이상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뇌졸중은 발생하기 전 경고신호가 나타난다. 하지만 증상이 금방 사라지거나 평소 겪는 증상과 비슷해 놓치기 쉬운 게 문제다.

엄문섭 보람요양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뇌졸중이 발생하면 의식장애, 혼란, 운동마비(보행장애) 및 감각저하, 의사소통의 장애(실어증, 구음장애, 말 실행증), 삼킴 장애, 경직, 인지 장애, 성격 및 행동장애(충동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뇌졸중이 의심되는 경우 즉시 병원으로 옮겨 원인을 밝히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뇌혈관이 막혀있는지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CT 스캔이나 MRI 등 뇌영상 진단 검사를 시행한다. 수술을 할 정도로 혈관이 좁아져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뇌혈관 조영술이나 경동맥 도플러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 엄문섭(사진) 보람요양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빨리 치료 받을수록 치료효과 높아져

뇌졸중 치료의 골든 타임은 4.5시간이다. 이 시간 내에 제대로 치료를 받으면 일상생활 복귀율이 발병 후 6~12시간만에 치료받은 사람보다 26%나 높아진다.

미국뇌졸중학회는 뇌졸중을 빨리 알아차리고 병원에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FAST’라는 단어로 홍보하고 있다. F(Face drooping)는 안면마비, A(Arm Weakness)는 팔마비, S(Speech difficulty)는 언어장애, T(Time to call 119)는 증상 발생 즉시 119에 전화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119 구급대가 오기 전까지는 환자를 편한 곳에 눕히고, 호흡과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압박되는 곳을 풀어준다. 또 폐렴이 발생하지 않도록 입에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구토를 하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서 이물질이 기도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환자에 따라 운동·물리·작업치료 시행

급성기 치료 후 가능한 빨리 재활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뇌졸중 환자의 재활치료는 환자에 따라 전문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고, 치료 종류와 강도를 처방한다.

엄 전문의는 “재활치료는 우선 재발 및 합병증을 관리하기 위해서 약물치료 등 의학적 치료를 시행한다. 급성기가 지나 어느 정도 힘이 생기기 시작하면 운동기능의 회복을 위해 다양한 운동치료 기법이 활용된다. 전문 치료사의 도움 아래 능동적 보조 관절운동으로 힘을 길러주고, 남아있는 근력과 기능을 올바르게 활용해 독립적 보행이 가능하게 돕는다. 또 그 동안 누워있기만 했던 환자를 서서히 앉아있도록 하고 그 시간을 점차 늘리며 혼자 앉아서 균형을 잡도록 도와준다. 이후 점차적으로 몸통의 근력과 균형 등을 훈련하며 팔, 다리의 근육의 힘을 기르기 위한 운동, 일어나 앉기, 기기, 무릎으로 서서 균형잡기, 서서 균형잡기, 걷기, 계단 올라가고 내려오기 등의 훈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마비된 손과 팔을 쓸 수 있도록 작업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옷 입고 벗기, 씻기, 식사하기 등 일상생활 동작을 중점적으로 훈련해 환자가 남의 도움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뇌졸중으로 인한 인지 및 지각장애에는 △시야의 한쪽을 느끼지 못하는 일측성 시각무시 △신체의 한쪽 부위를 느끼지 못하는 장애 △좌우 구별의 혼동 △마비의 불인정 △고유체위감각·위치감각·촉각 및 진동 감각의 장애 증상이 있는데 이러한 감각장애는 물리치료 및 작업치료 등을 통해 호전될 수 있다.

◇올바른 생활습관 유지로 발병 막아야

뇌졸중 급성기인 근 이완기에서 벗어나면 반신마비가 온 쪽에서는 팔다리가 뻣뻣해진 것 같은 경직이 나타나게 된다. 경직은 정도에 따라서 환자에게 득이 되기도 하고, 심한 장애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면은 살리면서 환자의 재활에 장애를 주는 면만을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엄 전문의는 “경직의 치료에는 우선 경직을 심하게 하는 원인이 되는 요로감염, 요로결석, 욕창, 감정적 흥분, 신체적 통증 등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그 외의 치료로도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근육의 운동점 차단, 근육 또는 건의 절제술, 신경 절제술 등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뇌졸중은 잘못된 생활습관 등에서 발병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고혈압, 흡연, 스트레스, 나쁜 식습관, 복부비만 등이 뇌졸중 위험 요인의 80%를 차지한다. 따라서 본인에게 뇌졸중 위험 인자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엄 전문의는 “뇌졸중이 무서운 이유는 한 번 손상된 뇌조직은 쉽게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뇌졸중 치료는 쉽지 않지만 예방은 어렵지 않게 시작해볼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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