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외곽순환도로와 함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에 선정됐던 울산 농소~경주 외동 국도(5.9㎞)에 대한 실시설계용역을 재개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올해 초 문대통령이 전격 발표한 전국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에는 공식적으로 들어 있지 않았던 도로인데 울산외곽순환도로보다 사업추진은 오히려 빨라지게 됐다. 울산 농소~경주 외동 국도는 산업로의 정체해소를 목적으로 2012년부터 추진되다가 2016년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B/C=0.87) 탈락으로 중단돼 있었기 때문에 신규사업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다. 해오름동맹이 오랫동안 공들여온 공동협력의 성과로, 울산으로서는 외곽순환도로가 예타면제 사업에 들어간 것 못지 않게 큰 수확이다.

울산과 경주는 시경계를 맞대고 있는 도시다.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는 울산을 주요 나들목으로 삼았기 때문에 역사적으로도 매우 밀접하다. 그로인해 도로도 여러 갈래로 이어져 있다. 하지만 경남과 경북으로 도가 나뉘어 행정적으로 갈라지면서 제각각 도로를 보완하면서 도로사정이 나빠졌다. 그로 인해 울산과 경주는 가깝고도 먼 도시가 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울산 농소~경주 외동 국도는 2020년 12월에 착공해 2026년 준공된다. 준공까지는 아직 6년여 남았다. 그런데 6년 뒤를 마냥 기다리고 있기에는 울산~경주 물동량을 담당하는 산업로(울산시 남구 두왕동 두왕사거리~경북 경주시 강동면 유강터널)의 현실이 너무 심각하다. 산업로는 울산에서 경주로 가는 길 가운데 가장 많이 이용되는 길이다. 이 길은 트럭이 가장 많이 다니는 길이기도 한데 항상 정체가 발생한다. 출퇴근시간대는 말할 것도 없고 하루종일 체증이 빚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최근 새로 생긴 오토밸리로에서 산업로로 접속하는 좌회전을 받으려고 오토밸리로 위까지 수백미터 줄을 서 있는 것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산업로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산업로의 정체는 산업의 동맥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울산 농소~경주 외동 국도가 완공되더라도 산업로는 여전히 우리나라 남북을 잇는 국도 7호선(부산 중구 중앙동~함경북도 온성군 유덕면)의 일부로서 그 역할이 남을 것이다. 울산 농소~경주 외동 국도 개설을 계획대로 추진하되 산업로의 도로개선도 서둘러야 한다. 울산~경주~포항은 해오름동맹이라는 이름으로 공동체를 추구한 지 오래됐으나 현실적으로는 도로가 차량증가를 따라가지 못해 갈수록 이동거리가 더 먼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역사적으로 하나의 문화권인 울산~경주의 동맹은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더 돈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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