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지난 월요일, 수도권에서는 올 가을 들어 처음으로 미세먼지 ‘예비 저감 조치’가 내려졌다. 환경부는 월요일과 화요일, 수도권 미세먼지농도가 1㎥ 당 50㎍(36~75㎍ ‘나쁨’단계)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예비 저감 조치를 내린 것이다. 다행히도 소멸한 제20호 태풍 너구리가 북동쪽으로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강한 동풍을 유발해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도 막고, 국내에서 생성된 미세먼지도 정체하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게 도와준 덕분에 예상했던 것보다는 대기질이 좋아 월요일 오후 늦게 바로 해제가 되었지만, 이제 슬슬 미세먼지에 대한 대비를 시작해야한다. 어쩌면 이제는 여름을 제외한 가을 이맘부터 시작해 겨울, 그리고 늦봄까지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놓아서는 안 된다.

실제 통계적으로 10월 이맘 때부터 이듬해 5월까지 미세먼지농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왜 가을인 것인가? 여름은 비가 많이 내리는 계절이기도 하지만, 특히 여름철에는 북태평양에 중심을 둔 해양성 고기압의 영향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대개 남풍계열의 바람이 분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국외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 걱정을 덜한 것이다. 하지만, 겨울은 시베리아에 중심 둔 대륙고기압의 영향권에 든다. 때문에 풍계가 북풍 내지 북서풍으로 바뀌는데, 겨울을 먼저 맞는 중국 북부지역의 난방이 시작되면서 화석연료 사용이 증가되는 사실이 불편함을 주는 것이다.

사실 대기오염물질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날씨의 상황에 따라 외부에서 얼마나 유입되었느냐, 내부에서 발생한 먼지들이 얼마나 퍼지지 못하고, 축적됐느냐가 중요한 문제이다. 이맘때부터 강해진 서풍이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들을 한반도까지 운반해주는 것이고, 여기에 국내의 날씨상황이 비교적 안정된 상태에 놓이면서 국내의 미세먼지 또한 활발한 대기확산이 이뤄지지 않아 축적이 되는, 미세먼지의 ‘이중고’가 시작되는 것이다.

더 큰 틀에서 지구온난화의 영향도 무시하지 못한다.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북극의 해빙이 줄고, 이로 인해 계절풍이 약화되면서 동북아시아의 대기오염 정체가 심해지고 있다. 이제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비와 함께 근본적인 미세먼지 감축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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