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23일 마이스(MICE) 산업 관련 전문가와 시민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 MICE산업 발전 토론회’를 개최했다. 마이스 산업은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다. 관광과 미팅, 전시회 등을 동시에 해결하는 산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마이스 산업은 다른 여러 도시와 달리 울산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은 개념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헷갈리고 있다. 울산은 그 동안 대한민국 산업도시로 통했지만 마이스 산업의 근거가 되는 전시컨벤션센터는 전무했다. 대기업들이 그렇게 많아도 기업회의나 포상관광 등은 없었다. 전시컨벤션센터가 없다는 것은 산업도시 울산의 위상이 그만큼 낮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다.

늦었지만 다행히 울산전시컨벤션센터가 오는 2020년 말에 준공된다. 센터는 1678억원을 들여 4만3000㎡ 부지에 건축 연면적 4만2982㎡,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짓는다. 본격 운영은 2021년 3월부터다. 센터에는 8000㎡의 전시장과 최대 1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홀, 회의실, 주차장, 업무시설, 각종 편의시설 등이 들어선다.

그러나 울산전시컨벤션센터가 제 역할을 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서울은 물론이고 부산, 대전, 인천, 대구, 경기, 광주 등 모든 대도시에는 이미 특화된 전시컨벤션센터가 굳건히 자리잡고 있다. 내년 말 문을 열 울산전시컨벤션센터가 이들 대형 컨벤션센터를 능가하는 역량을 갖추려면 지금부터 모든 행정력을 다 동원해도 모자랄 판이다. 더욱이 보통 2년 전에 대규모 회의 개최지가 정해지는 것을 감안하면 울산의 마이스산업은 수년 동안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23일 열린 울산 MICE산업 발전 토론회는 늦었지만 의미 있는 토론회였다. 마이스 산업의 불모지인 울산에 새로 울산형 마이스 산업의 뿌리를 내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울산 마이스 자원과 역량을 총 결집하는 지역특화컨벤션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역특화컨벤션은 지역특화산업과 컨벤션산업을 함께 융복합화하는 개념이다. 이 지역특화컨벤션 개념을 도입하면 지역산업의 네트워크 형성, 일자리 창출, 지역브랜드 가치 제고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토론회 참가자들은 말했다.

울산 마이스 산업은 이제 시작이다. 이미 다른 도시보다 한발 늦었다면 다른 도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경쟁력 있는 대안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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