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가 열리는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 낮과 밤 분위기가 다른 작품들로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김언배(울산대 교수) 작가의 ‘자유의 혼’.

낮엔 나들이·체험학습 장
내일 오전 울산미술협회 주관
어린이미술실기대회 개최 예정

야간 조명속 색다른 볼거리
대형 애드벌룬 작품 ‘자유의 혼’
어둠 밝히는 ‘우리는…별이다’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남구 삼호동 태화강변)에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흐드러진 코스모스가 강바람에 허리를 눕히고, 새파랗던 은행나무에도 황금빛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그 곳에서 진행되는 2019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가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27일 폐막을 앞두고 지난해까지 중구 태화동쪽 국가정원에서 올해 남구로 옮겨와 새로운 장소에서 열린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를 놓칠새라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폐막 하루전인 토요일인 26일 오전 10시 현장에서는 울산미술협회 주관으로 어린이미술실기대회(유치원·초등학생 대상)도 함께 열려 가을 가족나들이를 겸한 체험학습의 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

▲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가 열리는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 낮과 밤 분위기가 다른 작품들로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김언배(울산대 교수) 작가의 ‘자유의 혼’.

현재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 행사장에는 외국작가 5명을 비롯해 국내외 작가 20명(팀)이 완성한 36점 설치미술(조각) 작품이 전시돼 있다.

낮 시간대에는 어린이 단체관람을 비롯해 학생과 미술인 등 일반인 관람객이 많다. 하지만 불이 꺼진 밤에도 이 곳을 찾는 이가 여전히 많다. 똑같은 작가가 완성한 작품이지만 낮과 다른 느낌을 연출하며 밤 시간대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그 중 유난히 눈길을 끄는 작품은 울산대 교수(섬유디자인 전공)로써 올해 작품 중 가장 큰 스케일을 선보인 김언배 작가의 ‘자유의 혼’이다.

▲ 박상혁 작가의 ‘우리는 모두별이다’.

‘자유의 혼’은 공활한 가을하늘을 마음껏 날고자하는 인간의 욕망을 담고있다. 강 건너 중구 태화동 둔치에서도 보일만큼 커다른 애드벌룬이 30m 높이로 띄워져 있다. 현실에 발이 묶여 있으나 마음만큼은 언제나 허공을 향해 부유하는 현대인의 자유의지를 상징한다.

이 애드벌룬은 대형 천으로 감싸여져 있다. 99마 크기의 가벼운 원단이라고 한다. 옅은 푸른빛으로 염색돼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자유의 혼’은 다양한 모습으로 허공을 헤맨다. 구름이나 새처럼 보일 때도 있고, 간혹 큰 고래가 바닷 속을 유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모든 상황은 억압적인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김 작가의 염원을 표현한 것이다.

‘자유의 혼’은 어스름이 내리는 오후 7시, 작품 속에 숨겨 둔 조명이 켜지며 다른 작품으로 바뀐다. 어둠 속 은근하게 빛나는 조명빛 때문에 강렬하던 낮 풍경은 어느덧 몽환적인 분위기로 전환되며 철새공원의 밤을 색다르게 연출한다.

‘기원의 문’(유미연) 역시 낮과 밤이 다른 작품이다. 선홍빛 꽃으로 채워진 작품은 낮시간대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지만, 밤 시간대에는 작품 속에 설치한 조명이 켜지면서 낮에는 잘 보이지않던 작품 속 구조물이 훤하게 드러난다.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우리는 모두가 별이다’(박상혁) 역시 밤에 더 빛나는 작품이다. 작가의 분신인 ‘네모’는 팔을 뻗쳐 노란 별을 잡고 있다. 네모의 노란 별은 날이 저물면서 밤하늘에 뜬 별처럼 정말로 반짝인다. 이 또한 밤 시간대 조명 효과를 노린 것으로, 각기 다른 느낌으로 낮과 밤이 다른 볼거리를 보여주기 위한 작업의 결과다.

▲ 박상혁 작가의 ‘우리는 모두별이다’.

백종옥 2019 TEAF 예술감독은 “태화강설치미술제는 도심 속 ‘공원’이라는 공공장소에서 전시회가 개최된다는데 특별함이 있다. 가능하면 대중이 쉽게 미술작품을 향유하도록 기획하고 배치했다. 철새공원의 특성상 늘 오가는 산책인구가 많은 곳으로, 열흘간의 전시기간 안에서 몇번씩 둘러봐도 새로운 볼거리를 발견하는 기쁨을 안겨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편 2019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는 경상일보가 주최·주관하고 울산광역시·울산대학교·(사)울산미술협회 후원으로 오는 27일까지 열린다. 폐막 하루전인 26일 오전 10시 현장에서는 어린이미술실기대회(유치원·초등학생 대상)가 열린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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