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 최루가스·고무탄 발사…압둘-마흐디 총리 취임 1주년에 시위

▲ 25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벌어진 시위[AP=연합뉴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실업난 등에 항의하는 민생고 시위가 3주 만에 재개됐다.

    시위 과정에서 군경의 발포 등으로 8명이 사망하고 지방정부 청사에 시위대가 침입하는 등 정국 혼란에 대한 우려가 다시 증폭됐다.

    시위대 수천명은 25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의 거리에서 내각 사퇴를 외쳤고 이라크 중앙정부 관공서와 의회, 미국대사관이 있는 '그린존'으로 접근을 시도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에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최루가스를 발사하고 공중으로 실탄을 쐈다.

    또 이라크 남부도시 나시리야에서는 이날 시위대 3천여명이 지방청사 건물에 침입해 불을 질렀다고 보도했다.

    남동부 마이산주(州)의 주도인 아마라에서는 시위대가 이슬람 시아파 민병대의 사무소에 불을 붙이려는 시도가 있었다.

    AP통신은 이날 시위와 관련해 모두 8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최루가스에 따른 호흡곤란 증세로 병원에 이송됐다고 안보 및 병원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통신은 또 사망자가 바그다드에서 5명, 나시리야에서 3명이 각각 나왔고 이들은 대부분 최루가스 산탄이나 고무탄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위는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가 작년 10월 25일 취임하고 나서 꼬박 1년이 된 날 발생했다.

    압둘-마흐디 총리는 이날 오전 대국민 연설을 통해 다음 주 내각 개편을 약속하고 개혁을 다짐했지만 성난 민심을 잠재우지 못했다.

    이라크의 반정부 시위는 이달 1일부터 한 주간 바그다드를 비롯한 전역에서 민생고 해결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린 뒤 약 3주 만이다.

    이번 시위는 특정 정파가 주도하지 않고 국민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시위대는 그동안 실업난, 수도·전기 등 공공서비스 부족에 항의하고 정부의 만성적인 부패 청산을 요구했다.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 산유국이지만 만성적인 정치권의 부패와 경제난이 심각하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이라크의 청년층 실업률은 20% 이상이다.

    영국 BBC방송은 2014년을 기준으로 이라크 인구 4천만명 가운데 22.5%가 하루에 1.9달러(2천280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돈으로 생활하는 등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이라크 정부의 진상조사 특별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이달 초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군경의 발포로 민간인이 149명 숨지고 3천여명이 다쳤다.

    군경도 8명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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