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러시아·터키' 시리아 역학구도 재편 속 트럼프는 유전에 집중"
터키에는 "약속 어기면 대규모 제재 재부과" 엄포도

▲ 트럼프, '시리아 사태' 성명 발표
(워싱턴DC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시리아 사태에 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그 뒤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경상일보 = 연합뉴스 ] 시리아 철군 과정에서 '석유'를 지키기 위해 일부 미군 병력을 남긴다고 대놓고 말해 논란을 빚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얻은 것은 석유"라고 자랑했다.

    시리아 철군 방침으로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을 묵인, 동맹을 버렸다는 거센 후폭풍에 처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병력 일부를 유전 지역 인근에 재배치하겠다며 "석유를 지키는 것 말고는 주둔할 이유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언급,또다시 비판론에 직면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의 집권 이후 경제치적을 열거한 뒤 "석유가 안전하게 지켜졌다"며 "우리의 장병들이 떠났으며 시리아를 떠나 다른 지역을 거쳐 집으로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곳에 30일 동안 있게 돼 있었다. 그게 10년 전 일이었다"며 철군의 정당성을 거듭 역설했다.

    이어 "지난 20년 동안 중동에 대해 잘못 외쳐온 전문가라고 하는 바보들이 우리가 이번 합의로 인해 무엇을 얻었느냐고 묻는다"며 "나는 석유라고 간단히 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리고 우리의 장병들을 집으로 데리고 오고 있다. ISIS(이슬람국가의 옛 이름)가 확보됐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터키는 안전지대로 알려진 곳으로부터 인근 지역을 향해 떠나는 쿠르드족에 대해 발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전적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이를 어긴다면 대규모 제재가 부과될 것이라는 점을 되풀이하지 않겠다. 잘 진행되고 있다!"며 터키가 약속을 어길 경우 다시 고강도 제재에 나서겠다고 다시 엄포를 놓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 접경에서 쿠르드족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휴전을 영구화하기로 했다면서 기존에 부과됐던 제재를 일단 해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우리는 군을 재건해왔다. 우리는 강하다"며 "우리는 시리아에서 우리의 병력을 철수시키는 훌륭한 일을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잇단 '석유' 관련 언급과 관련, "러시아와 터키가 갑작스러운 미국 철수에 뒤이어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안보적 역할을 재편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유전에 집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유전지대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병력 재배치를 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며 유전지대 병력 강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아마도 쿠르드인들이 석유 지대로 향할 때인 것 같다"며 시리아 북동부에 분포하는 쿠르드 세력을 동부 유전지대로 이동시키겠다는 아이디어를 불쑥 꺼낸 바 있다.

    대규모 종족 이주를 유도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동맹 배신'에 이어 인위적 '인구 지도' 개편 우려까지 고개를 들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시리아 정책이 IS 및 이란 억제에서 '석유'로 전환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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