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에게 잊혀지지 않아야 망하지 않은 작품”
억압 속 드라마 제작기 소개

 

“비망(備忘)해야 비망(非亡)한다.”

‘수사반장’부터 ‘제1공화국’ ‘땅’ ‘간난이’까지 1980~1990년대 사람들을 TV 앞으로 끌어모은 ‘스타 PD’ 1세대 고석만 PD는 최근 출간한 <나는 드라마로 시대를 기록했다>에서 이같이 밝혔다.

민주주의가 억압당하던 시대에 드라마로 사회화 함께 호흡한 고 PD는 ‘공영방송의 책무는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것이다’라는 독일 헌법재판소 판결문을 마음속에 새기고 드라마를 사회의 민낯을 비추는 거울로 사용하고자 했다고 한다.

책 내용은 숱한 억압과 중단의 역사로 점철됐다. 고 PD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제작 중단과 조기종영, 대본 사전 검열, 석연찮은 기획 무산 등 굴욕과 고난을 거치면서도 사회의 어두운 곳을 비추며 시대를 울리는 일을 계속했다.

책에는 저자가 드라마 PD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도 담겼다. 고향 전주의 모든 영화관을 돌아다닌 ‘할리우드 키즈’가 MBC에 입사해 열정을 불사른 시절, 긴 호흡 작품들 사이사이 중견 PD로서 연출한 특집극들에 대한 단상, 프리랜서 시절과 드라마 PD 이후의 삶 등이 다채롭게 소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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