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경제란 용어자체도 이상하지만 이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신기루 정책에 불과하다. 신기루 현상이란 바다 위나 사막에서 대기의 밀도가 층층이 달라질 때 빛의 굴절로 인해 엉뚱한 곳에 물체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가상현상인데 평화경제가 바로 이와 같은 현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남북한의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일본의 우위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한 발언은 시공을 초월한 시대착오적인 신기루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1960년대 우리나라의 3대 수출 품목은 의류 와 합판 그리고 가발이었다. 1970년 가발의 수출금액은 9,375만 달러였으며 당시 우리나라 수출금액의 9.3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당시 가발업체를 운영하던 YH무역회사가 수출한 매출금액이 천만 달러였으며 여직원 수만 해도 4천명에 이르렀다. 알다시피 가발은 머리카락을 한올 한올 엮어서 완성되는 수공업으로 많은 인력이 필요한 업종이지만 기술력도 갖추지 못한 수공업으로 돈벌이를 하는 시대는 이미 반세기가 훨씬 지났다.

현재 우리나라만 해도 컴퓨터가 식물들의 상태를 진단하여 농약을 살포하고 수분을 보충하며 온도조절을 위해 햇빛가리개도 스스로 개폐하는 전자동으로 운영되는 스마트 팜 농장이 가동 중이며 대형쇼핑물의 재고파악 및 제품의 판매도 AI 즉 인공지능로봇과 컴퓨터가 사람을 대신하며 미국의 경우 제품의 생산은 물론이고 물류와 유통까지 전 자동으로 운영되는 무인공장도 이미 가동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일본의 GDP는 5조706억달러이고 우리나라는 1조6556억달러 북한이 326억 달러이며 남북한을 합쳐도 일본의 1/3에 불과하며 인구도 일본이 남북한보다 1.65배 가량 많다. 따라서 남북통일이 되면 단숨에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발상은 가발을 수출하던 1960년대에서나 통할 수 있는 이론이지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는 지금에 적용할 수 있는 대책은 전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8.15경축사를 통해 평화경제에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새로운 한반도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하였으며 2032년 올림픽을 남북이 공동으로 개최하고 2045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 된 나라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하였지만 북한은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황당한 노릇이라는 논평을 하였다.

북한의 주장이 작금의 경제현실에 대한 시대상황을 올바르게 인식한데서 의도된 것인지 아니면 올림픽의 공동개최와 남북통일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기위한 논평인지 알 수 없지만 남북이 하나가 되면 단숨에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평화경제란 문 대통령 눈에만 보이는 신기루 현상이며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사실을 이제라도 알아야 하며 북한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올인 정책은 멈춰야 할 것이다. 정호경 울산시 남구 신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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