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 중소기업 84%가 ‘현재 경제 상황은 위기’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5%는 ‘1년도 버티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는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가 27일 중소기업 260곳을 대상으로 ‘현 경제 상황과 중소기업인 인식’을 조사한 결과다.

대기업들이 몰려 있는 울산지역 국가산업단지도 마찬가지다. 생산에 매진해야 할 공장이 가동률 저하로 쉬는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한번 침체로 들어선 가동률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정부와 울산시가 이같은 현장의 실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실로 의문스럽다.

28일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에 따르면 온산산단의 경우 지난 8월 50인 미만 기업 가동률이 63.9%로, 올 1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1년전(80.6%)과 비교해서도 가동률이 16.7%p 하락했다. 울산미포국가산단 내 50인 미만 기업의 가동률도 8월들어 68.3%로 추락했다. 300인 이상 대기업도 경기불황의 수렁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화학공업과 자동차, 조선 업체가 밀집해 있는 울산미포산단은 올 8월 300인 이상 기업 가동률이 79.0%로, 1년전(94.4%) 보다 무려 15.4%p나 떨어졌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가 실시한 설문조사 내용을 보면 울산의 현주소를 여실히 알 수 있다. 설문조사에서 울산·부산 중기 10곳 중 8곳은 현 경제상황에 대해 ‘위기상황’이라고 대답했다. 특히 ‘외환·금융위기에 준하는 심각한 위기상황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25.4%에 달했다. 심각한 위기상황을 넘어 ‘외환·금융위기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국가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직감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현 경제위기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그나마 28%는 ‘원가절감 등을 통한 내실경영’을 꼽았다. 그러나 9.7%는 ‘휴업 또는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10개 기업 가운데 9개 기업이 휴업 또는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은 경영환경이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는 것을 말한다. 응답자들은 지금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 위기를 버틸 수 있는 기간으로 5.0%가 3개월 이내, 11.5%가 6개월 이내, 28.4%가 1년 이내를 각각 들었다. 전체의 44.9%가 1년 이상 버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중소기업이 얼마나 궁지에 몰려 있는지를 그대로 대변해주고 있다.

지금 기업들은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런데 정치권은 아직도 이념논쟁이나 하면서 세월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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