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맑음  광고홍보학  박사,  리서치앤랩 대표

학문의 길에 들어선 사람이라면 독서를 영원한 친구, 동반자로 여겨야 한다. 독서 체력을 키우고, 독서 능력을 함양하고 확장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학문의 길은 그리 만만치 않다. 높은 산봉우리도 있고 가파른 경사길도 있고 꼬불꼬불 구부러져 도대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긴 곳도 있다. 이런 학문을 길을 가기 위해선 무엇보다 독서 체력, 독서 능력이 필요하다. 만약 이를 가볍게 여겨 외면하거나 키우기를 게을리한다면, 뛰어난 자질이나 재능이 있더라도 학문의 길을 끝까지 달릴 수 없다. 반드시 중간에서 지치고 힘들어 포기할 것이다. 그러므로 학문의 길에 들어선 모든 친구에게 독서 체력, 독서 능력을 키우라고 말하고 싶다.
 
독서 능력을 키우기 위해 먼저 독서 체력을 키워야 한다. 즉, 어떤 책이라도 한 번에 집중해서 끝까지 읽을 수 있는 독서 체력을 키워야 한다. 한 번 읽고자 정한 책을 펴면 집중해서 끝까지 읽을 수 있는 페이지 수를 늘려나가야 한다. 한 사람은 책 한 권을 펴면 끝까지 다 읽을 수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책 한 권을 몇 날 며칠 걸려야만 다 읽을 수 있다면 이 두 사람의 학문적 성취가 어떨까? 분명히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독서 체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독서 체력을 키우기 위해 권하고 싶은 방법은 전공하려는 분야의 논문들을 읽을라고 권하고 싶다. 독서의 첫걸음으로 전공 분야의 기초 논문들을 읽는 것은 독서 체력만이 아니라 독서 능력도 동시에 키울 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가 있다.

대학에 들어가면 과목마다 교수님들이 두툼한 전공 서적들과 관련 서적들을 여러 권씩 소개하는 것이 보통이다. 사실 이 책들을 구해 읽으려고 펴보면 제일 먼저 아득한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책의 부피도 크고, 전공 용어들의 생소함도 있고 읽어야 할 책의 권수도 많기 때문이다. 읽어야 하나 읽기는 어렵다는 소용돌이에 빠져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다. 필자는 이 글에서 전하고 싶은 것은 저자의 책보다는 같은 저자의 짧은 논문들을 찾아 읽으라는 것이다. 이 방법만 잘 활용하면 누구라도 독서 체력과 독서 능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학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은 몇십 페이지 분량의 논문(Article)을 쓰고 이를 바탕으로 확장 발전시켜 한 권으로 출판한다. 그렇다면 큰 부피의 전공 서적을 읽고 찾아내야 하는 핵심 주제 내용을 동일 저자가 먼저 쓴 논문에서 더욱더 쉽게 간파할 수 있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많은 도서관이나 논문 출판사에 접근할 수 있어 논문이나 관련 자료를 찾을 수 있다. 그러니 전공하고 싶은 과목의 주 서적과 보조 서적들이 정해지면 주저 없이 그 책의 저자들의 논문들을 저자 한 사람당 약 100편을 찾아 읽기 시작하라. 그래야 저자 한 사람당 한 권 분량의 책이나 많아야 10권 미만의 분량을 읽는 것에 불과하다.

논문 읽기의 또 다른 유익은 거의 모든 논문이 논리학의 기본이라는 삼단논법 즉, 서론, 본론, 결론이라는 틀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논문의 중심 내용과 전체 흐름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독서 능력을 키우는데, 가장 좋다. 어떤 책의 핵심 주제와 전체를 연관해서 읽는 것이 독서의 기초이고 독서 능력이다. 논문들을 읽으면서 이 기초를 다지고 능력을 키운다면 앞으로 학문하는 과정에서 끊임없고 써내야 하는 보고서, 논문을 쓰는데 말할 수 없는 도움을 준다. 학문의 길에 들어선 젊은 벗들이여 여러분들은 논문 읽기라는 독서 훈련을 통해 한 권의 책을 단숨에 읽을 수 있는 독서 체력과 책 저자의 핵심 주제와 전체 흐름을 간파할 수 있는 독서 능력을 동시에 키우고 확장할 수 있으니 이를 게을리하지 말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다시 말하지만, 학문의 길에 들어서 이들이라면 자신이 전공하려는 분야에서 교수들이 쓴 몇백, 몇천 페이지의 책보다는 동일 저자가 그 책 이전에 쓴 30~40페이지 정도의 논문들을 찾아 최소 100여 편 정도 읽는 독서 훈련을 먼저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이 논문들은 단숨에 끝까지 읽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독서 체력이 늘면서 곧 가능해질 것이다. 이런 독서 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독서 체력과 능력이 쌓이면 분명 학문의 길을 흥미진진하게 즐기며 뛰어다닐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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