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시장·품목 다변화 절실
선진국형 수출 구조 만들어야

한국의 하이테크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5위에 달하지만, 품목은 반도체, 국가는 중국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31일 내놓은 ‘주요국 하이테크 수출 동향과 미중 무역분쟁에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하이테크 제품 수출액은 2047억달러(약 239조원)로 집계됐다. 총수출액의 33.8%에 달하는 규모다.

하이테크 제품은 제조과정에서 연구개발(R&D) 비중이 8% 이상인 제품으로 전자통신기기, 항공우주제품, 의약품, 화학품, 전자기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 하이테크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7%로 중국(20.9%), 미국(11.5%), 홍콩(9.3%), 독일(6.8%)에 이어 다섯번째로 많았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품목별로는 반도체의 비중이 56.6%, 국가별로는 중국 및 홍콩이 56.8%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다.

만약 반도체 업황이 부진하거나 중국과의 교역이 위축되면 한국의 하이테크 제품 수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주요국의 하이테크 수출품목 구조를 보면 한국과 중국은 전자통신기기, 컴퓨터 및 사무기기, 과학기기 등 정보기술(IT) 및 정밀기기의 비중이 90%를 넘었다.

반면에 일본, 독일, 미국은 전자통신기기뿐만 아니라 비(非)전기기기, 의약품, 항공우주 등 여러 품목이 비교적 균등하게 분포돼 있었다.

2011~2018년 세계 하이테크 품목별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의약품이 7.0%로 가장 크게 성장했고 다음으로 항공우주 품목이 6.8%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의약품, 항공우주 등 고부가가치 품목에 대한 R&D와 정부 지원 등으로 미국, 독일과 같은 선진국형 수출 품목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분쟁도 한국 하이테크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지난해 미국이 중국에 대해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품목에는 반도체, 모바일,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하이테크 제품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 중국 수입시장 내 경합도 및 점유율을 고려하면 미국과 중국이 상호 고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 제품은 미국 수입시장에서 중국산 수입품을 대체하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해당 품목의 수출액이 크지 않아 전체적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