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냉동 컨테이너에서 시신 39구 발견

영국에서 지난달 냉동 컨테이너에 몸을 싣고 밀입국하려다 숨진 채 발견된 39명이 모두 베트남 출신으로 추정된다는 현지 경찰의 발표가 나오자 베트남이 큰 충격에 빠졌다.

그동안 이번 비극의 희생자 상당수가 베트남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우려가 현실이 되자 망연자실 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23일 오전 1시 40분께(이하 현지시간) 런던에서 동쪽으로 20마일(약 32km)가량 떨어진 에식스주 그레이스의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에서 39구의 시신이 담긴 화물 트럭 컨테이너가 발견됐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하는 영국 에식스 경찰의 팀 스미스 국장은 1일 "현재로서 우리는 희생자들이 베트남 국적이라고 믿고 있으며 베트남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쩐 응옥 안 영국 주재 베트남대사는 곧바로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영국 경찰의 공식적인 통보를 받고 충격을 받았으며 매우 슬프다"고 말했다.

안 대사는 또 희생자 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도 2일 새벽 긴급성명을 내고 "심각한 비극"이라며 "희생자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항 대변인은 또 "베트남 공안부와 영국 경찰은 희생자들의 신원을 더 확인하려고 협력하고 있으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며 "인신매매 행위는 심각한 범죄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그러한 고통스러운 비극을 예방하는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영국에 이번 사건에 대한 신속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영국 경찰은 지금까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모리스 로빈슨(25)과 에머스 해리슨(23) 등 2명을 기소했다.

살인 및 인신매매, 밀입국 등의 혐의를 받는 로빈슨은 자신의 대형 트럭에 해당 컨테이너를 적재했다가 사건 발생 당일인 지난달 23일 체포됐다.

이어 지난달 26일 체포된 해리슨은 해당 컨테이너를 벨기에 제브뤼헤 항구로 실어나른 것으로 조사됐으며 그에게는 과실치사, 인신매매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또 해당 컨테이너를 대여업체에서 빌린 로넌 휴스(40)와 크리스토퍼 휴스(34) 형제에 대한 조사를 앞두고 있다.

베트남 당국도 하띤성에서 이번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수년간 밀입국을 알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띤성은 이번 비극과 관련해 베트남에서 실종신고를 한 24가구 가운데 10가구가 몰려 있는 곳이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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