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흥행 실패에 "극장 본연 사업에 집중"

▲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CGV아트하우스가 독립·예술영화 투자·배급 사업을 접는다.

조성진 CJ CGV 전략지원담당은 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트하우스의 사업 방향성을 놓고 최근 몇 달 간 업계 의견 수렴을 했다"면서 "그 결과 본업인 극장 사업으로 독립·예술영화업계에 기여하는 게 맞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CGV아트하우스는 내년 2월 개봉 예정인 영화 '오! 문희'를 끝으로 투자·배급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CGV의 독립·예술영화 상영관이자 배급사인 CGV아트하우스는 2014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시작으로 '차이나타운', '무뢰한', '그놈이다', '극적인 하룻밤', '최악의 하루', '걷기왕', '시인의 사랑', '버닝', '우상', '배심원들', '유열의 음악앨범', '판소리 복서'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투자·배급해왔다.

그러나 이 가운데 상당수 작품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특히 100억 원 가까이 들어간 '버닝'과 '우상'의 연이은 흥행 실패로 큰 타격을 입었다.

조성진 담당은 "중저예산 영화 시장을 좀 더 키우고 싶은 꿈이 있었지만 여러 겹의 벽에 가로막혔다"면서 "상업 영화에 익숙한 관객의 선택을 받기가 쉽지 않았고, 극장을 가진 배급사가 중저예산 영화까지 다 장악하려 한다는 오해와 비판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영화계 안팎에선 CGV아트하우스가 초심을 잃고, 대규모 제작비가 들어간 작품에 눈을 돌리면서 '자충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이번 사업 철수 결정으로 가뜩 얼어붙은 독립·예술영화 제작시장이 더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한 독립영화 관계자는 "아트하우스가 독립·예술영화에 크게 기여해온 것은 사실"이라며 "이 분야는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장과 배급망까지 갖춘 아트하우스조차 철수하는데, 앞으로 어떤 대기업이 독립영화 투자·배급에 나서겠느냐"며 "독립영화의 질적 하락이 우려된다"고 안타까워했다.

CGV아트하우스는 투자·배급은 중단하더라도 상영관 확대 등을 통해 독립·예술영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7일부터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상영관을 모두 아트하우스 전용관으로 전환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멀티플렉스 최초로 독립·예술영화 전용 극장을 만든 셈이다. CGV천안에도 충남 유일의 아트하우스관을 개관해 전국 아트하우스 관을 현재 22개에서 26개 스크린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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