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베이비부머, 1955~1963년생)의 은퇴가 2년 후부터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밖으로 나오게 되면 재취업에 따른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울산 같은 현장 임금 근로자가 많은 도시에는 조기에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인구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3일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조사 브리프> 최신호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으로 베이비부머는 723만명이고 이들의 고용률은 66.9%였다. 베이비부머의 고용률은 1955년생이 만 55세가 된 2010년을 전후로 뚜렷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막내인 1963년생이 만 55세가 된 작년에는 고용률이 70% 아래로 떨어졌다. 베이비부머들의 고용률이 떨어지고 국가적인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자 재취업을 못한 사람들 사이에는 사회적인 불안감까지 조성되고 있다.

울산은 고령화가 전국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도시로 꼽히고 있다. 2018년 12월 기준 울산의 고령자(65세 이상)는 11만4000여명으로 울산시 전체인구의 9.9%를 차지하고 있다. 고령자의 증가폭도 1997~2007년 2.3%p, 2007~2017년 3.8%p, 2027년 8.9%p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울산의 경우는 인구 대비 베이비부머의 비율도 높아 고령화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베이비부머는 부모를 모셔야 한다는 부채감과 자녀들에게 부양받지 못한다는 불안감을 동시에 안고 있는 세대다. 의료수준의 향상으로 수명은 크게 연장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이 은퇴 후 생활비를 벌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울산시가 지난해 말 ‘WHO 고령친화도시 인증사업’ 연구용역을 실시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는 아직 거두지 못했다. 당시 울발연은 은퇴자 맞춤형 주택단지 조성, 고령자 적합 일자리 발굴 지원강화 등 9개 전략에 58개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베이비부머들의 일자리 발굴 정책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높다.

2년 후부터 본격화될 베이비부머들의 은퇴는 발등의 불처럼 시급한 현안이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울산지역 산업단지에서 쏟아져나올 베이비부머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판단되면 미련없이 떠날 것이다. 그러면 울산의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마침내 광역시 해체 주장까지 나올 수 있다.

베이비부머들을 붙잡지 않고는 울산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그 동안 울산시도 베이비부머들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으나 손에 잡히는 대책은 없었다. 지금이라도 다른 도시에 앞서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한 때 우리나라의 산업역군이었던 울산의 베이비부머들을 잡아야 도시의 저력이 깊어지고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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