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현미경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울주군은 지난 9월 대명건설이 제출한 민간제안서를 분석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 다각도의 적격성 심사를 실시하고 있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 민자적격성 심사는 업체뿐만 아니라 울산시민 전체의 이해와 결부돼 있다. 다시 말하면 민자적격성 심사를 잘못하면 두고두고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보아도 케이블카 사업이 성공한 예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므로 이번 민자적격성 심사는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늠자가 될 수도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용역사는 대명건설의 사업제안서를 바탕으로 2개월간의 분석을 거쳐 오는 16일 용역을 완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제안서 검토 중 보완 사항을 확인하고 한달간 용역을 연장하기로 했다. 케이블카 사업의 파급효과가 큰 만큼 신중한 분석을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용역사의 이같은 신중함은 더해질수록 좋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이 수십년 동안 지지부진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은 단순한 시민 휴식의 차원이 아니라 울산의 관광과 경제를 좀 더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모든 관광산업은 부흥기가 있고 쇠퇴기가 있다. 산악관광도 반드시 그 흐름을 따라갈 것이다. 그런 면에서 산악관광은 일차원적인 접근이 아니라 더 길게 보고 더 깊이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최근 취미활동의 추세를 보면 과거에 비해 등산인구가 현격히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울산만해도 과거 10년간 등산인구가 엄청나게 늘었으나 지금은 한풀 꺾이는 양상이다. 불황이 길어지고 젊은층의 취미가 다양해진 것도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젊은층들은 단순히 산에 올라 경치를 구경하는 것 보다는 역동적이고 체험적인 즐길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울주군은 민자 적격성 분석에서 사업 타당성이 높다고 결론나면 즉시 3자 공모를 실시하고 내년 2~3월께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검증 과정에서 하나라도 문제가 있다면 사업을 중지하고 해결방안이 도출될 때까지 유보해야 할 것이다. 행여 주민 숙원사업이라는 명분에 사로잡혀 억지로 사업을 추진하다가는 울산관광산업을 오히려 후퇴시킬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은 울산시민들의 숙원사업이지만 한편으로는 지지부진 세월을 끌어오면서 시대감각에 부합하지 못해 자칫 울산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