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어학성적·소논문 등
생기부 추가 자료로 입력
전국 고교 중 38% 적발돼

고등학교들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위해 대학에 제출하는 ‘고교 프로파일’(공통고교정보)이 어학성적·소논문 등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가 금지된 ‘스펙’을 제출하는 간접 창구로 활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고등학교 2216곳 가운데 37.9%인 840곳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고교 프로파일을 제출하면서 대교협이 요구하는 필수정보 외에 추가 자료를 입력했다.

고교 프로파일이란 각 고등학교가 대입을 위해 정리하는 학교 자기소개다. 대교협 공통 양식대로만 작성해도 학교 위치·규모 등 기본 정보부터 교육 목표, 교육과정 특징, 동아리 및 교내 시상 현황 등 매우 구체적인 정보가 담긴다.

실태조사 결과, 대교협이 공통 양식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고교 프로파일이 학교별로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적으로만 봐도 어떤 학교의 프로파일은 수십장에 불과했는데, 양이 많은 고교의 프로파일은 무려 800여장에 달했다.

일부 외국어고는 텝스(TEPS) 등 공인어학시험 성적으로 교내 상을 주고는 수상자 명단을 고교 프로파일에 명시했다.

학생부에 2011학년도부터 어학시험 성적은 쓸 수 없지만, 교내 수상 실적은 쓸 수 있다. 이런 학교의 학생들은 고교 프로파일과 학생부를 통해 어학 고득점 사실을 대학에 간접 제출한 것이다.

고등학교들은 대학 진학 실적을 고교 프로파일에 첨부하기도 했다.

한 고등학교는 대학교수와 연구 및 소논문 작성(R&E) 활동을 하고는 참여한 학생 명단을 고교 프로파일에 첨부했다. 학생부에 2014학년도부터 논문 활동을 적지 못하게 했더니 편법을 쓴 것이다.

교육부 실태조사단 관계자는 “고교 프로파일이 이렇게까지 가 있는 것은 우리(교육부)도 처음 봤다”며 혀를 내둘렀다.

실태조사 대상 중 5개 대학은 이런 정보를 활용해 특정 고교 이름을 입력하면 ‘원클릭’으로 해당 고교 졸업생이 대학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고 있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5개 중 2개 대학은 지원자의 내신등급을 같은 고교 또는 같은 학교 유형 출신 재학생들의 과거 내신과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고 있었다.

실태조사단 관계자는 “이런 시스템은 자사고·외고인지 일반고인지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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