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소도시 울산 로드맵을 그린다

▲ 울산시 북구 효문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수소전기자동차 넥쏘가 조립공정에 들어가고 있다.

현대車 ‘투싼 수소車’ 17개국 수출
넥쏘 수소車 올해말부터 대량 생산
내년부터 年 4만대 생산 기반 갖춰
2030년 年 50만대 양산 체제 구축
5만1천명 신규고용 창출 방침 세워
간접고용 등 포함 22만명 취업유발

유럽 2030년 수소車 158만6천대 보급
수소충전소 1150곳 구축 계획 수립
美 2050년 수소전기車 비율 약 27%
韓 수소전기車 기술분야 앞서지만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 분야는 부족
정부 등 인프라 구축에 노력 필요

세계 최고 수소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울산 수소산업의 핵심은 바로 수소전기차다. 울산시의 수소산업 육성 10대 프로젝트 중에서도 수소전기차 생산기반 구축,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 수소 공급망 및 충전인프라 구축 등 수소전기차와 관련된 산업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울산에 우리나라 수소전기차 산업의 전진기지인 현대자동차 제조공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 양산체제를 구축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울산시와 함께 단계적인 수소전기차 생산 확대를 통해 미래 자동차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 부품 국산화율 99%인 수소전기자동차 넥쏘가 자동화 설비공정을 거치고 있다.

◇‘넥쏘’ 올해부터 대량 양산체제 구축

본보 취재진은 지난 5일 현대자동차의 대표 수소전기차 ‘넥쏘(NEXO)’를 생산하는 울산공장을 방문했다. 현장의 대형 컨베이어 벨트에서는 투싼과 넥쏘의 차체가 쉼없이 생산되고 있으며, 현재 제5공장에서는 프레스(성형)-차체(용접)-도장(도색)-의장(조립) 등 자동차 제조공정의 의장을 제외한 나머지 공정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2013년 처음으로 양산에 성공한 ‘투싼 수소전기차’는 전 세계 17개국에 수출됐으며, 지난 2018년 3월에 출시된 차세대 수소차 넥쏘는 올해 6300여대가 생산됐다. 그중 5900여대는 국내에 보급됐으며, 나머지 400여대는 수출 물량에 포함됐다. 특히 넥쏘의 생산라인은 올해 말부터 대량 양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박계일 수소전기차 책임매니저는 “현재 넥쏘의 생산공정 중 의장공정만 별도로 나눠져 있지만, 올해 말부터 전체 생산공정이 일원화 된다”며 “정부의 수소전기차 보조금 예산에 따라 생산물량이 달라질 순 있지만, 생산 설비 기준으로는 내년부터 연간 4만대의 수소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 수소전기차공장 의장라인에서 근로자들이 수소전기자동차 넥쏘를 조립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초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에 앞서 이미 지난해 중장기 수소 및 수소전기차(FCEV)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공개했다. FCEV 비전 2030의 핵심은 오는 2030년 국내에서 연 50만대 규모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 글로벌 수소전기차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협력사와 오는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및 설비 확대 등에 총 누적으로 7조6000억원을 투자하고, 5만10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2030년 연간 판매 기준으로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은 약 200만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즉, 현대차는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의 25%에 달하는 생산물량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국내 50만대 수소전기차 생산체제가 현실화될 경우 그에 따른 연간 경제효과는 약 25조원, 간접 고용을 모두 포함한 취업유발 효과 약 22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전기차는 부품 국산화율이 99%에 달할 정도로 연관산업 파급효과가 큰 만큼, 협력사와 동반투자를 통해 미래 자동차 산업의 신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수소경제라는 신 산업 분야의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가 주요 에너지인 수소사회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모든 제작 공정을 마친 수소전기자동차 넥쏘가 고객에게 인도되기 전 차고지에서 대기 중이다.

◇수소전기차 보급에 따른 인프라 확충

수소사회로의 전환을 앞두고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은 이미 수소전기차 보급과 관련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3년 ‘수송 에너지 미래(TEF, Transportation Energy Futures) 전략’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자국 내 자동차의 석유 사용량을 50% 축소하고, 2050년까지 석유 사용량과 공해 배출을 80%까지 감축하는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미국 내 수소전기차 비율은 약 2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국가들도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영국은 수소 프로젝트 ‘UK H2 Mobility’를 통해 2020년까지 수소충전소 65곳, 2030년까지 1150곳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전기차는 2020년 27만4000대, 2030년 158만6000대 보급을 추진중이다.

프랑스도 지난 2013년 수소전기차 로드맵 ‘H2 Mobility France’를 통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80만대, 수소충전소 600곳 구축을 목표로 내세웠으며, 독일 또한 ‘H2 Mobility’를 수립해 2020년까지 수소충전소 373곳과 수소전기차 15만6000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울산시 북구 효문동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5공장 생산라인에서 근로자가 수소전기자동차 넥쏘를 최종 점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이와 관련 우리나라의 현실은 수소전기차 기술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지만, 아직 인프라 구축은 부족한 실정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내의 경우 현대차의 넥쏘 출시와 함께 수소전기차 보급 대수가 대폭 늘어나고 있는 만큼 수소충전소 설치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업계는 안전과 관련된 각종 규제들로 인해 수소충전소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소전기차의 시대는 멀리 있지 않다. 수소전기차 1만대가 보급되면 나무 60만 그루에 해당하는 탄소 저감 효과가 있고, 디젤차 2만대 분의 미세먼지를 정화할 수 있다”며 “곧 맞이할 수소전기차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합심해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글=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사진=김도현기자 gulbee09@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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