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에스타지우 올림피쿠 고이아니아 경기장에서 열린 ‘FIFA U-17 월드컵’ 대한민국 대 앙골라 16강전. 최민서가 대한민국을 8강으로 이끄는 결승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10년 만에 8강 진출 성공
김정수 감독이 이끄는 U-17
스트라이커 최민서 결승골로
16강 앙골라전 승리 이끌어
11일 日-멕시코 승자와 경기

‘정정용호 신화’ 바통터치
2승1패 조 2위로 16강 진출
올해 준우승 U-20과 닮은꼴
16강 성적도 ‘1대0’ 똑같아
부담스런 한일전 가능성도

‘형만한 아우’는 있었다. 한국 U-17 축구대표팀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서 10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올해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정정용호 신화’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김정수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대표팀은 6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고이아니아의 올림피쿠 경기장에서 열린 앙골라와 대회 16강전에서 전반 33분 터진 최민서(포항제철고)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U-17 월드컵에 데뷔해 16강까지 오른 앙골라를 상대로 4-1-4-1 전술을 가동했다.

최민서를 원톱 스트라이커로 세우고 좌우 날개에 김륜성(포항제철고)과 정상빈(매탄고)을 배치했다.

중원은 백상훈(오산고)과 오재혁(포항제철고)이 맡은 가운데 윤석주(포항제철고)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이태석(오산고)과 손호준(매탄고)이 좌우 풀백, 이한범(보인고)과 홍성욱(부경고)이 중앙 수비를 담당했다. 골키퍼는 주장인 신송훈(금호고)이 나섰다.

패하면 곧바로 탈락하는 ‘녹아웃 스테이지’를 맞아 리틀 태극전사들은 조별리그와 달리 전반 초반부터 신중한 탐색전을 펼치면서 조심스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한국은 전반 5분 백상훈의 기습적인 중거리 슛으로 공세를 시작했다. 공세의 수위를 높여간 한국은 마침내 전반 33분 원톱 스트라이커 최민서의 귀중한 결승포가 터져 나왔다.

최민서가 상대 진영 왼쪽에서 강한 압박으로 앙골라 수비수의 패스 실수를 유도했고, 오재혁이 볼을 잡아 정상빈에게 패스했다.

정상빈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시도한 오른발 슛이 앙골라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흘러나오자 골 지역 왼쪽에서 도사리던 최민서가 오른발 시저스킥으로 굳게 닫혔던 앙골라의 골문을 열었다.

최민서는 아이티와 조별리그 C조 1차전에 이어 이번 대회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후반 앙골라의 막판 공세 속 신송훈의 선방쇼 등으로 침착하게 막아내면서 귀중한 승리로 8강 진출의 환호성을 질렀다.

이로써 한국은 7일 일본-멕시코의 16강전 승자와 오는 11일 오전 8시 비토리아의 클레베르 안드라지 경기장에서 8강전을 펼쳐 사상 첫 4강 진출에 도전한다.

2009년 대회 이후 10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87년·2009년·2019년) 8강 진출에 성공한 U-17 대표팀은 올해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의 쾌거를 달성한 U-20 대표팀과 여러모로 비슷한 모양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끌었던 U-20 대표팀은 올해 U-20 월드컵에서 ‘죽음의 조’로 손꼽힌 F조에서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2승 1패를 거두면서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U-17 대표팀 역시 ‘우승 후보’ 프랑스와 남미의 강호 칠레, 북중미에서 돌풍을 일으킨 아이티와 조별리그 C조에서 경쟁했고, 2승 1패의 성적표로 16강에 나섰다.

U-20 대표팀과 U-17 대표팀 모두 1승 1패의 성적으로 조별리그 최종전을 맞았고, 조별리그 탈락의 위기까지 맞았지만 두 팀 모두 최종전 승리로 조 2위 16강 진출을 확정하는 ‘닮은 꼴’ 행보를 보였다.

16강 성적도 똑같았다.

정정용호는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숙적’ 일본을 1대0으로 물리치고 8강 진출을 확정했다. 득점은 간판 스트라이커 오세훈(아산)이 맡았다.

이런 가운데 U-17 대표팀도 앙골라와 16강전에서 원톱 스트라이커 최민서의 결승 골로 1대0 승리를 따냈다. 16강 결과까지도 ‘형님’들을 따른 셈이다.

공교롭게도 U-17 대표팀은 U-20 대표팀 형님들과 마찬가지로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부담스러운 한일전을 치를 공산이 크다. 일본은 조별리그 D조에서 무실점으로 2승 1무의 성적표를 받아 조 1위로 16강에 올라 F조 3위로 16강에 턱걸이한 멕시코(1승 1무 1패)와 만난다.

U-20 대표팀도 한일전 승리로 마음의 부담을 떨치면서 준우승 신화를 완성했듯이 U-17 대표팀도 형님들의 ‘꽃길’을 제대로 따라갈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