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해상 등 장소 안가리고
번식기 먹이찾아 전국서 출몰
부산 추격과정 시민 다치기도

▲ 6일 오전 부산 남구 한 주택가에 나타났다가 경찰이 쏜 실탄 3발을 맞고 죽은 멧돼지. 이 멧돼지는 무게 100㎏가량의 어른 멧돼지였다. 연합뉴스

번식기 먹이를 찾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출몰하는 멧돼지가 급증하면서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6일 오전 7시30분께 부산 남구 대연동 한 야산 인근에서 멧돼지 한 마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주택가에 돌아다니는 멧돼지를 발견하고 추격하다가 1시간여 만에 실탄 3발을 쏴 죽였다. 이 과정에서 시민이 멧돼지에 들이 받혀 다쳤고 순찰차도 일부 부서졌다. 앞서 지난 5일 오후 10시12분께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한 터널 인근에서 A씨가 운전하던 차량 앞으로 갑자기 멧돼지가 나타나 차량과 부딪힌 후 현장에서 죽었다.

▲ 5일 오전 11시5분께 강원 강릉항 인근 해상에서 멧돼지 한 마리가 인양되고 있다. 멧돼지는 발견 당시에는 살아 있었지만 인양 당시에는 죽어있었다. 해경은 익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연합뉴스

5일 오후부터 6일 오전까지 부산에서 멧돼지 출현 112 신고는 총 33건이 접수됐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멧돼지 출몰 관련 112신고는 206건이다.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멧돼지 출몰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5시13분께 광양시 도이동 컨테이너부두 주차장에 멧돼지가 돌아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돼 몸무게 60㎏가량 멧돼지를 사살했다. 충북 옥천군 옥천읍 삼양리 옥천군청 인근에도 멧돼지 8마리가 출몰해 유해조수포획단 소속 엽사 3명은 엽총으로 멧돼지 4마리를 사살했다.

동해해양경찰서는 지난 5일 오전 11시 5분께 강원 강릉항 인근 2㎞ 해상에서 멧돼지 한 마리를 인양했다. 멧돼지는 발견 당시에는 살아있었지만, 인양 당시에는 죽어 있었다. 해경은 익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7일까지 포획된 멧돼지는 총 5만8214마리에 달한다.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예방 방역 차원에서 당국이 대대적인 멧돼지 포획에 나서 포획 수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2017년(5만4012마리), 2018년(5만4012만마리) 포획 숫자를 이미 넘어선 상태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해 발표한 야생동물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멧돼지의 연도별 서식 밀도는 지난 5년간 증가세를 보였다.

2014년에 100헥타르(ha)당 멧돼지 4.3마리가 서식하던 것에 비해 2018년에는 100ha당 5.2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멧돼지는 가을과 겨울 도심 출몰이 잦다. 짝짓기 기간에 활동이 왕성하며 서식 밀도 증가로 먹이가 부족한 가을과 겨울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도심까지 내려오기 때문이다.

잦은 도심 출몰로 시민 불안은 더해지고 있지만, 대책은 항상 제자리걸음이다.

전문가들은 포획 위주 대책을 넘어 개체 수를 감소시킬 수 있는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진우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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