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레저·관광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제조업에 주력해 급성장한 산업도시로서 수십년동안 서비스산업에 대한 관심을 쏟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과 몇년도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행정 탓에 바다와 산, 강에 이르기까지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고도 전망 좋은 호텔·리조트 하나 없는 도시가 돼 있다. 인근에 골프장이 많아 ‘골프 8학군’이라고 하나 정작 울산에 세금을 내는 골프장은 단 2곳 뿐이다.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레저·관광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만큼 기반조성이 시급하다.

다행히 근래들어 울산에 손길을 뻗는 레저·관광개발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개발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다. 옥석을 가려 추진력을 발휘하면 레저·관광산업 활성화 뿐 아니라 도시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다. 110만명의 작은 도시인 울산이지만 면적은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넓다. 차로 30여분만 이동하면 드넓은 동해바다와 영남알프스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 울산의 큰 매력이다. 그 중 일부를 레저·관광시설로 개발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품격있게 자연을 즐기고 관광수익과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건설회사가 삼동면 조일리 182만2800㎡를 대상으로 관광단지 지정 및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27홀 규모의 대중 골프장과 200실 규모의 타워형 콘도, 24실 규모의 테라스형 콘도, 사계절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스파&워터파크와 썰매장, 승마체험파크, 연수원 등이 계획돼 있다. 또 북구 연암동 1만4000여㎡의 부지에도 골프연습장을 비롯한 자동차 관련 시설과 근린생활시설 등을 조성하겠다는 사업계획 신청서가 울산시에 들어와 있다. 대왕암공원의 해상케이블카·영남알프스케이블카 설치에도 민간업체가 나섰다. 대왕암공원 내 연수원 부지도 민간 사업자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이다.

섣부른 개발은 난개발을 부른다. 때문에 자연환경을 훼손하는 개발에는 엄중해야 한다. 하지만 막무가내로 환경보전만을 고집할 이유도 없다. 개발이 유용한 땅인지, 개발업체가 재정적으로 탄탄한지, 미래지향적 콘텐츠인지 등을 엄중히 따지되 도시의 미래를 위한 개발이라고 판단되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행정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관련시설 없이 관광산업활성화를 외쳐봐야 ‘속빈 강정’이 되고 만다. 태화강국가정원이 관광객을 불러들인다고는 하지만 관광인프라부족으로 여전히 스쳐가는 관광지에 그치고 있는 형편이다. 관광수익 창출을 위해서나, 시민들의 여가생활을 위해서나, 대규모 레저·관광시설의 확충은 필수다. 레저·관광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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