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硏 ‘모병제 총선 공약화’ 검토 두고 당내서 찬반 의견 표출
이인영 “논의할 계획 없다”…청년위원장 “모병제, 순기능 많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모병제 도입을 내년 총선 공약으로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8일 당내에서 엇갈린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연구원은 전날 단계적인 모병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며 공론화에 나선 상태다. 

이를 두고 이날 지도부 일각에서 “시기상조”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병제 전환 논의는 대단히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대한민국 상황에서 모병제 전환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모병제 전환은 개헌 사항”이라며 “헌법 39조 1항은 모든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며 입법형성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모병제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가가 모병제를 실시하지만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고, 군사 강대국에 둘러싸인 특수성이 있다”며 “엄중한 안보 현실에 비추어볼 때 섣부른 모병제 전환은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최적의 전투력을 유지하는 데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더군다나 빈부격차가 커지는 격차사회에서 모병제로 전환되면 경제적 약자로 군 복무 인원이 구성돼 계층 간 위화감이 조성돼 사회통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최고위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모병제 도입의 총선 공약화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병제 도입 주장은) 민주연구원 연구원의 개인적인 의견이고, 저도 국회의원으로서 개인적 의견을 말한 것”이라며 “당내 여러 가지 의견이 있는 것은 당이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이인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는 공식 논의한 바 없고, 당분간 공식적으로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모병제와 관련해 당청의 의견을 수렴했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도 “그렇게 한 적 없고, 그럴 계획이 없다”고 말했고, 향후 당정 협의회를 통하 논의 가능성도 일축했다. 

이 원내대표는 ‘모병제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선 “오늘도 개인적인 의견이 피력된 수준”이라고만 말했다.

반면, 모병제 도입 찬성 목소리도 나왔다.

장경태 당 전국청년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징집제 때문에 생기는 사회적 갈등이 많고, 모병제의 순기능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모병제 도입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총선기획단 위원이기도 한 장 위원장은 “남녀갈등과 세대갈등, 경력단절 문제 등이 다 군대 문제에서 비롯한다”며 “군 인권 차원에서 충분히 논의될 수 있고 징집제가 갖는 문화도 없어졌으면 한다. 미래로 나아갈 방향”이라고 역설했다.

박범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모병제는 필연적으로 인구 감소에 따른 병력 감소와 첨단과학군과 연결돼있어 검토할 때가 됐다”며 “특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논의되는 중인 것도 참고할 만하다. 진지하게 논쟁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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