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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경상시론
[경상시론]얼마나 생각하면서 사십니까시간을 만들어 사색하는 습관
지식의 폭 넓히고 통찰력 키워
생각 속에서 삶의 지혜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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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0  20:2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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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원 전 울산시 기획관리실장

가을이 깊어간다. 가을에 대한 수식어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천고마비의 계절, 독서의 계절, 남자의 계절 그리고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사색의 계절이다. 사색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이치를 따짐’이다. 그러면 이 ‘사색’은 우리 인간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질까?

본래 문학을 좋아하고 천재성이 있었지만 아버지의 권유로 변호사가 된 괴테는 타고난 천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한다. 그러나 변호사를 그만둔 후 광범위한 독서와 끊임 없는 사색으로 마침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펴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그는 이 외에도 방대한 양의 문학작품을 남겼다.

간디의 비폭력 운동과 흑인 인권운동에 큰 영향을 미친 미국의 사상가이자 문학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혼자 사색하는 것을 즐겨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고 철저하게 고독과 사색을 즐기며 명작 <월든>을 탄생시켰다. 그는 <월든>에서 “내가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서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보려는 것이었으며……그리하며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그러면 사색은 이런 유명 작가에게만 필요할까? ‘인생은 생각하는 만큼 성장한다’는 말이 있다. 흔히 현대를 정보의 홍수시대라 한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그 많은 정보를 무작정 받아들이는 기계가 아니다. 하찮은 정보를 받아들이더라도 사색이라는 통로를 거쳐야 한다. 사색 없이 무작정 받아들인 정보는 쓸모 없는 쓰레기에 불과하다.

필자가 지난 달 본란을 통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중요한 것은 얼마나 읽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생각하느냐인 것이다.

로크는 “독서는 지식의 재료를 제공해 줄 뿐, 그것이 자기의 것이 되게 하는 것은 사색의 힘이다”고 했다. 주위에 보면 1년에 책을 100권 읽는다느니 10년 동안 수천 권의 책을 읽었다는 등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중요한 것은 천 권의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천 가지의 생각을 하면서 그 속에서 삶의 지혜를 찾는 것이다. 직장에서도 깊이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할 때, 기본적으로 그 일의 목표가 무엇인지, 어떤 방향과 방법으로 일을 처리할 것인지, 그 과정에 어떠한 문제점이 있을 것인지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등에 대해 치밀하게 검토한 후에 시작한다.

혹자는 사색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사치스런 얘기라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기 바쁘고 하루 종일 일하다 집에 오면 잡다한 일 하다 좋아하는 TV 프로 좀 보고나면 사색할 시간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사색은 운동과 마찬가지로, 남는 시간에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만들어서 해야 할 것이다. 아침에 10분만 더 일찍 일어나서 그 날 할 일을 생각해보고 점심 식사후 남는 시간에 인터넷 대신 산책을 하면서 사색을 즐기고, 퇴근해서 TV 시청시간 중 일부는 독서를 하면서 사색하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항상 의문을 가지고 관찰하는 습관도 주문한다. 확인되지 않은 일화지만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끈질기게 사색한 결과 발견한 만류인력의 법칙처럼 위대한 것은 아닐지라도,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하여 항상 관찰하고 생각함으로써 통찰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색을 하기 위한 좋은 방법 중에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산책이다. 니체는 작품을 쓸 때 항상 소나무 숲을 지나 멀리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오르막길을 혼자서 산책했다 한다. 그는 왜 작품을 써야 할 소중한 시간에 산책을 했을까? 혼자 하는 산책이 그의 작품 구상에 큰 영감을 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산책을 하면서 <짜라투스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대한 첫 발상을 하게 되었다 한다.

일찍이 공자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고 했다. 배움과 사색의 균형을 강조한 것이리라. 지식의 습득 만큼 생각의 폭과 깊이도 확대해 나가야 성숙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이기원 전 울산시 기획관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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