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권위 ‘제주국제장애인인권영화제 장려상’ 수상

25일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서 상영회

▲ 울산동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들이 직접 제작한 장애인권영화 ‘블라인드 파티’가 ‘제20회 제주국제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첫 도전이었는데 수상의 영광까지 거머쥐게 돼 기쁩니다. 우리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라 이제 시작입니다”

울산동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들이 직접 제작한 장애인권영화 ‘블라인드 파티’(본보 2월20일자 3면 보도)가 국내에서 가장 권위가 높은 ‘제20회 제주국제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블라인드 파티’는 동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중심이 돼 울산에 거주 중인 장애인들이 직접 제작한 장애인권영화다. 리얼다큐 형식의 26분짜리 영화로, 50대 시각장애인 정씨 부부가 지인들을 집과 해변에 초대해 여는 3번의 파티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에 출연한 정씨 부부는 실제 울산에 거주 중인 시각장애인 부부이다.

동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 약 6개월 간 작품을 제작했다. 물론 촬영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당초 울산과학대학교 디지털컨텐츠디자인학과 학생들이 촬영 스텝으로 도와주기로 했으나 학생들과의 스케줄 조정에 실패하면서 장애인들이 직접 스텝이 돼 모든 촬영을 해내야만 했다. 스텝에는 시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뇌병변, 지체장애인들이 돕고 싶다며 참여했다.

배우들과 스텝 모두 생업이 있다보니 일요일마다 모여서 촬영을 해야 했고 촬영 후 편집도 공부를 해 직접 해야만 했다.

이재현 감독은 “솔직히 힘들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렇게 된 이상 우리 장애인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내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매달렸다. 힘들어도 완성돼 가는 작품을 보며 다들 더 힘을 냈다”고 말했다.

이번 제주국제장애인인권영화제에는 총 50개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중 15개 작품이 출품작으로 선정됐고, 그 중 6개 작품이 수상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이 감독이 수상작 선정 소식을 들은 건 지난 9일이었다. 당초 주연배우와 이감독 일행은 지난 8일부터 10일 오전까지 제주도에 머물며 제주영화제에 참석한 뒤 10일 오후 서울에서 열리는 가치봄영화제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이 감독은 “‘제20회 가치봄영화제(구 장애인영화제)’에 초청작으로 초대를 받아 배우와 스텝들은 서울로 올라갔다. 서울 지역 CGV에서 ‘블라인드 파티’가 상영돼 더 많은 분들이 우리 영화를 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블라인드 파티’는 오는 25일 울산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상영회를 연다.

주연 배우로 참여했던 이달막씨는 “18살 때 시력을 잃었는데 그 이후로 영화를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주연배우로 참여하며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 어려움과 직접 부딪히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가능성도 봤다. 장애는 불편한 것이지 불가능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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