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는 백과사전에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가 고독한 죽음에 이르는 것’으로 정의돼 있다.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면서 고독사도 늘고 있다. 고독사가 증가한다는 것은 사회가 그만큼 각박해지고 경제적·사회적 고립이 심화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부자도시로 알려져 있는 울산은 다른 도시보다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데다 근래들어서는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젊은 고독사’라 불리는 1인 중·장년층 고독사에 대한 대비가 절실해졌다.

1인 가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대한민국도 ‘고독사 사회’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고독사 통계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한 해 500~1000여명 정도가 고독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울산 내 무연고 사망자는 2014년 18명에서 2015년 28명, 2018년 39명으로 증가일로에 있다. 2019년 상반기에는 25명이 무연고 사망자로 확인됐다. 문제의 심각성은 ‘젊은 무연고 사망자’가 늘고 있다는데 있다. 50대이하 무연고 사망자는 2014년 9명에서 2018년 15명으로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조선경기의 침체로 소득이 줄어들고 실업자가 증가하고 있는 울산 동구가 지난 4월부터 펼치고 있는 ‘희망우체통’ 사업은 주목할 만하다. 동구는 복지사각지대로 분류되는 만 50~64세 남녀 1인가구 5606가구에 복지안내문을 발송, 그 중 417명으로부터 도움 요청을 받았다. 동구는 이들 중 367명을 지원대상으로 선정했으며, 220명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했다. 시의적절한 대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의하면 1인가구의 가장 큰 어려움은 간호 문제(37.2%)였고, 다음은 심리적 외로움(24.4%), 경제적 불안감(21.6%) 등이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 ‘젊은 고독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희망우체통’이 동구지역에 그쳐서는 안된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시대적 흐름이다. 울산시와 중·남구, 울주군도 지역의 특성에 맞는 사업을 개발해야 할 때다. 사회와 완전히 격리돼 있는 고독한 사람들을 찾아내 정신적 물질적으로 지원, 사회활동을 재개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건강한 사회를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의 하나가 되고 있다. ‘희망우체통’이 울산 전역으로 퍼져나가 울산이 ‘고독사 없는 도시’로 자리매김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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