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모금회 직원 아이디어로 탄생
대한민국 기부의 아이콘으로 우뚝
올해도 경기한파 이겨내고 펄펄 끓길

▲ 한시준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사랑의 온도탑은 사회의 온정 수준을 눈금으로 보여주는 대한민국 나눔의 아이콘이다. 2000년 12월1일 외환 위기의 칼바람이 매섭게 불어 자선의 손길마저도 얼어붙은 시절 세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어떻게든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나눔의 불씨를 다시 지피기 위해 많은 고민들을 하였다. 그러다가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 눈길을 사로잡는 홍보물을 세우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렇게 탄생한 상징물이 바로 지금의 ‘사랑의 온도탑’이었다.

울산에서도 매년 11월이면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진다. 올해도 사랑의열매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는 오는 11월20일 ‘나눔으로 행복한 울산’을 슬로건으로 희망2020나눔캠페인 제막식을 갖고 모금캠페인을 시작한다.

과거에는 태화강역 광장에 사랑의 온도탑을 설치하였지만 사람들의 왕래가 적여 눈에 잘 띄는 곳을 물색하다 많은 시민들이 왕래하는 울산시청 햇빛광장에 설치하면서 한해 모금운동을 알리는 서막이 알리게 된다.

한때 ‘사랑의 온도탑’ 앞을 지날 때마다 저런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누구일까 궁금했었다. 그러한 궁금증에 수소문한 결과 사랑의 온도탑은 당시 모금회 홍보팀장이던 김모씨의 아이디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사랑의 온도탑을 생각해낸 것은 버스 안에서였다고 한다. 그 무렵 일반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모금방식은 없을까 고민중었는데, 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기상캐스터의 날씨 예보를 듣고, 불현듯 체감온도 방식으로 모금을 독려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 팀장은 동료들과 상의하여 형상물로 탑을 창안해낸 것이다. 미국 United Way에서도 실내용 ‘모금 온도계’를 쓴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것이 지금까지 나눔을 상징하는 대표적 아이콘인 사랑의 온도탑이 탄생한 비화이다. 사랑의 온도탑을 두고 이어령 선생은 다음과 같은 글을 쓴다.

<이상한 온도계>이상한 온도계가 있다.

바람은 자꾸 추워지고

길은 얼음으로 위태로운 한 겨울에도

자꾸만 높은 눈금으로 올라가는 온도계가 있다.

한 번도 신문에 나지 않는 저 4백만 명의

따뜻한 심장이 뛰고 있기에

한 겨울 차가운 거리에서도

자꾸 높이 오르는 희망의 온도계가 있다.

차가운 거리에서도 자꾸 높이 오르는 희망의 온도계. 그 이상한 온도계가 매년 연말이 되면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속에 숨어 있던 나눔을 자극하고 언제 100도까지 오르나 함께 걱정하게 되는 것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사랑의 온도탑은 사회 온정 수준을 눈금으로 보여주는 대한민국 기부의 아이콘’으로 보고 있다. 이상한 온도탑의 원리는 매우 흥미롭다. 모금 목표액의 1%를 모금할 때마다 온도가 1도씩 오른다. 당연히 목표액이 채워지면 100도가 된다.

올해 울산공동모금회의 희망2020나눔캠페인의 모금목표액은 총 70억4300만원이다. 11월20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73일간 전개된다. 울산의 경기상황이 여전히 좋지않아 목표달성이 쉽지않지만 울산시민과 지역기업인들의 저력을 믿고 열정적으로 달려볼 계획이다.

추운 겨울이 오면 사랑의 온도탑은 언제나 그랬듯 금년에도 울산 시민들의 따뜻한 온정이 추운 겨울과 경기한파를 이겨내고 펄펄 끓어 또다시 울산의 나눔온도가 100도를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시준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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