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 수위 187cm까지 올라
도시 대부분 침수피해 속출
市 재난 선포하고 지원 요청
1200년된 산마르코대성당도
1m이상 잠겨 내부손상 우려

▲ 한 여성이 12일(현지시간) 아이를 업고 만조기를 맞아 물에 잠긴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광장을 걷고 있다. 뒷편으로 물에 잠긴 산마르코대성당의 모습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 전역에 큰 비가 쏟아져 북부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53년 만에 최악의 홍수 피해를 보고 있다고 로이터·dpa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네치아시 당국은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12일 오후(현지시간) 기준으로 187㎝까지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조수 수위가 194㎝에 육박했던 1966년 이후 5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바다를 낀 베네치아에서 조수 수위가 100~120㎝를 오르내리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며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조화돼 있다. 통상 수위가 80㎝를 넘어가면 ‘바포레토’(수상버스) 등의 대중교통과 산마르코 광장 등의 보행자 통행이 제한을 받고 110㎝를 초과하면 베네치아 섬의 12%가량이 침수된다. 140㎝를 넘어서면 절반 이상인 59%가 통상 물에 잠긴다고 한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재난’을 선포하며 심각한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극적인 상황”이라며 “(홍수의) 비용이 높은 만큼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다. 홍수는 기후변화의 결과”라고 트위터로 전했다.

베네치아 당국은 당분간 조수 수위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매뉴얼에 따라 중앙재해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조수 상승으로 베네치아 도시 대부분이 침수돼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주민인 78세 남성은 집에 들어온 바닷물이 전기합선을 일으켜 감전으로 숨졌다.

또 9세기에 세워진 비잔틴 양식의 대표 건축물인 산마르코대성당에도 바닷물이 들어차 1m 이상 침수됐다. 이에 따라 1200년간의 역사를 간직한 건물 내부 구조물 손상 등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산마르코대성당이 침수 피해를 본 것은 역사상 이번이 6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잔틴 양식의 대표건축물인 이 성당이 가장 최근에 침수된 지난해 10월, 관련 당국은 성당이 하루 만에 20년치 손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현지 운송업체 ACTV는 트위터로 홍수 때문에 모든 교통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최근 연이어 쏟아진 강우로 남부지역 역시 홍수 피해를 앓고 있다.

나폴리·마테라 등 남부 일부 지역은 예상치를 넘어선 강우로 인해 일선 학교의 휴교령이 내려졌다.

마테라에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동굴주거지가 침수됐으며, 시칠리아섬 주변 일부 도서는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때문에 접근이 통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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