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선언’ 6선 김무성

울산 5선 정갑윤 등 참석

당내 인적쇄신론 부상 속

내년 총선 필승전략 논의

정갑윤, 역할론 적극 어필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4일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영남권 중진의원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울산출신 5선 정갑윤(중)의원을 비롯해 영남권 4선 이상 중진의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21대 총선 필승 관련 의견을 개진했다.

황 대표 주재로 열린 영남권 중진의원들과의 간담회는 정 의원과 부산출신 6선 김무성 의원, 대구·경북(TK) 등 8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주요 의제는 당쇄신과 인적청산(현역물갈이)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소속 재선 김태흠 의원이 ‘영남권·강남 3구 중진 용퇴’를 요구하며 파장을 일으킨데 이어 김무성 의원도 불출마 의사를 거듭 밝히며 다른 의원들을 압박하는 만큼 ‘중진 용퇴론’에 대한 논의가 주류를 이뤘다.

정갑윤 의원은 이날 간담 직후 “당의 중장기적 발전방향과 함께 21대 총선필승과 관련된 많은 얘기들이 오간 것은 사실”이라면서 “(나는) 총선필승을 위해 불교계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방향 설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건의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지난 19대국회 ‘불자모임’(여야 불교 국회의원 모임) 정각회 회장을 맡아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을 뿐만 아니라 보수층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면서 “앞으로도 당에서 불교위원회의 구성 및 활동 필요성을 어필했고, 이에 황 대표 역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이는 국회 부의장을 지낸 정 의원이 불교계와의 깊은 관계와 총선 역할론을 설명한 것으로, 독실한 크리스찬(기독교)이자 장로인 황 대표의 ‘종교적 사각지대’를 마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 의원의 이같은 언급은 나아가 21대 총선 출마 당위성과 역할론을 제기한 것으로, 당내 중진 인적쇄신에 해당될 수 없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는 김무성 의원은 영남권 중진들의 용퇴를 거듭 제기하면서 당내 인적쇄신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고 다른 참석 인사가 전했다.

참석 인사에 따르면 “김무성 의원의 영남권 4선 중진 용퇴 필요성 발언으로 분위기가 잠시 얼어붙었다”면서도 “참석한 중진의원들의 반응은 제각각으로 비춰졌다”고 기류를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황 대표도 중간중간 또는 마무리 발언에서 당을 위해 중진들의 헌신을 기대하는 당부를 했다. 하지만 중진들의 입장은 향후 어떤 형태로 표출될지 지켜봐야 할 것”라고 했다.

앞서 황 대표는 이날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제시한 ‘보수재건 3대 원칙’을 논의하기 위해 자유우파 정당·보수단체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보수재건 3대 원칙은 유 의원이 지난 6일 밝힌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로 나아가며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는 내용이다.

황 대표가 한국당과 변혁 간의 일 대 일 협상 대신 다자 협의체를 제안한 것은 한국당의 통합 대상이 변혁뿐이 아니란 점을 환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 방식이나 통합 이후 벌어질 총선 공천 룰 등에 대한 ‘밀고 당기기’에서 유 의원 측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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