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문인단체, 구이민하이에 '투홀스키상'…스웨덴 문화부 장관도 참석
중국 대사 "대응 조치할 것"…스웨덴 "타국 정부 하는 일에 간섭 말라"

▲ 2016년 1월 홍콩에서 활동가들이 중국에 구금된 스웨덴 국적 홍콩 출판업자인 구이민하이의 사진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상일보 = 연합뉴스 ]  중국에 구금된 스웨덴 국적의 홍콩 출판업자 문제를 놓고 스웨덴과 중국이 또다시 충돌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 문인단체인 펜(PEN) 스웨덴 지부는 중국에 구금된 스웨덴 국적 홍콩 출판업자인 구이민하이(桂敏海·55)에게 이날 '투홀스키상'을 수여한다.

    아만다 린드 스웨덴 문화부 장관도 이날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한다.

    이 상은 1930년대 나치 독일을 피해 망명자로 스웨덴에 온 독일 작가 쿠르트 투홀스키의 이름을 딴 상이다.

    모국으로부터 박해나 위협을 당하거나 망명 생활을 하는 작가나 출판업자에게 주어진다.

    구이충유 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는 이날 대사관 홈페이지를 통해 펜 스웨덴 지부는 시상을 취소하고 스웨덴 정부 인사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말라고 촉구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시상이 양국 협력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는 분명히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스웨덴의 이미지에 타격을 미치고 교류, 협력에 심각한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이충유 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가 15일(현지시간) 스톡홀름에서 언론에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나 스웨덴은 중국 측의 비판에 반발하면서 구이민하이를 석방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구이충유 대사의 발언과 관련해 중국 당국과 접촉했다고도 밝혔다.

     안 린데 스웨덴 외무장관은 로이터에 스웨덴 정부가 하는 일에 간섭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아만다 린드 문화부 장관도 "외국 정부가 타국 정부에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 역시 "이러한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스웨덴에는 언론의 자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웨덴과 중국은 구이민하이의 구금을 두고 지난 수년간 갈등을 빚었다.

    중국에서 태어나 스웨덴으로 귀화한 구이민하이는 2015년 말 중국 정부가 금서로 지정한 책을 홍콩에서 판매했다가 실종됐으며, 이후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2017년 10월 석방됐으나 불과 3개월 만인 지난해 1월 스웨덴 외교관 2명과 함께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에서 베이징행 열차를 타려다 중국 사복경찰에 의해 연행돼 재차 구금됐다.

    그의 소재는 애초 베일에 싸여있다가 그의 딸에 의해 처음으로 구금 사실이 공개됐고 중국 정부도 뒤늦게 이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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