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왜 교육대학이 없는가"

 울산은 공업도시, 산업수도로써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전국 16개 시·도중 유일하게 국(공)립 대학이 없다. 가까운 진주는 인구 34만명에 종합대학 2, 교육대학 1, 전문대학 3개가 있다. 울산 인구의 절반정도인 제주도만 해도 종합대학 3, 전문대학 3개가 있지만 울산은 110만명이 살고 있어도 종합대학 1개, 전문대학 2개 뿐이다.

 예로부터 진주는 교육도시라 하여 교육대학을 비롯한 일반대학이 많다고 한다면 역설적으로 울산은 공업도시이기 때문에 공업과 관련한 대학이 더 많이 있어야 하질 않는가. 이제 모든 것을 두고라도 전 시민이 함께 국립대학을 유치하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고 발로 뛰어 교육대학은 물론 국립대학도 꼭 유치해야 한다.

 울산은 36개 고등학교에서 연간 1만5천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지만 약 8천여명이 타지 대학으로 진학, 연 1천160억원의 추가교육비가 들어가는 학부모의 부담에다 학생들의 시간 낭비 등은 계산이 되지 않는다.

 교사 수만 해도 176개 초·중·고를 합해 7천800여명인 울산엔 교육대학이 없어 교사 채용시 애로를 많이 겪고 있다. 지역의 지속적인 발전과 지역내 인재 양성과 지식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도 교육대는 절실하다. 예로부터 교육은 백년대계라 했다. 먼 미래를 생각한다면 울산에 교육대학을 꼭 유치해야 한다.

 필자는 초등학교 시절 아늑한 시골마을에서 자라면서 모든 일을 선생님과 항상 함께 하다보니, 선생님을 한약방에 감초보다 더 필요한 분으로 생각했다. 동네 길흉사나 심지어 작은 병이 나도 선생님께 의지하며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선생님은 동네 주민들과 항상 함께 하시다보니 어느 집에 기일이 언제인지, 숟가락이 몇개인지 조차 알고 계실 정도였다. 그 이유는 교장선생님은 학교사택에 거주하시고, 선생님은 학교인근 동네 월세방이나 학교내에 살림집이 별도로 있어 방과후 학생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가정지도와 진로문제 등도 부모님과 상의하면서 걱정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당시 부모님보다 선생님을 더 어려워하면서도 존경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도 문제의 학생들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청소년범죄가 많이 발생하고 사회문제로 등장하지 않았다. 옛 속담에 선생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했던가.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은 선생님을 무서워했기 때문에 감히 몰래 극장구경이나 담배를 길거리에서 피운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선생님은 권위가 있었고, 학생스스로도 학생이란 신분을 잊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울산의 현실은 어떠한가? 지역내 초등학교의 많은 선생님들은 부산, 진주교육대 출신이 약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어떤 학교는 학연에 따라 선생님의 모임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일 울산에 교육대학(사범대학 포함)이 있다면 학연 지연을 논할 필요가 있을 것인가.

 필자의 출신지역인 울주군 서부 6개 읍·면에 있는 초·중·고 선생님 가운데 그 지역 출신은 몇분 안된다. 모두 부산·울산에서 출퇴근하고 계시니 학생과외 생활지도는 전무한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고 행패를 부려도 누구하나 지도할 사람이 없으니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부모들이 교육에 대한 열정이 넘치다 못해 극에 달하여 자녀교육에 너무나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110만이 살고있는 광역도시에 교육대학이 없다니 말이 되는가. 진주나 공주가 울산보다 인구가 많고 도시가 크다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는가. 시에서는 자기 딜레마에 빠져 국립대학이 당장 유치될 것 같이 홍보를 하드니 지금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은 무엇인가. 늘상 나오는 지적이지만 주먹구구식 행정을 하다보니 이런 결과가 불을 보듯 뻔했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작은 것부터 해결해 나가다 보면 반드시 울산지역내 국립대학은 물론 교육대학도 유치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공기 좋고 살기 좋고 가지산 정기를 받은 곳, 울산지역에 백년후를 생각할 수 있는 교육대학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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