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말 A형간염 예방접종 도입
만 7세 이상 연령대는 접종서 제외
정부 보건정책 오류로 비롯 주장
따라잡기 백신접종 정책도입 필요

올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A형 간염 환자(11월 셋째 주 기준)는 1만7148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 7년간(2012~2018년) 누적 환자 수 1만6710명보다도 많다. 그런데 이런 A형 간염 대유행이 이미 10년 전에 예견됐는데도 정부의 잘못된 정책 등으로 예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한국역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최근호에 따르면,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 기모란 교수팀은 올해 A형 간염을 2009년 이후 10년 만의 대유행으로 진단하고, 이런 대유행이 정부 보건정책의 오류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밝혔다.

기존 A형 간염 취약층은 제외한 채 새로 태어난 아이의 예방접종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1990년대 말 A형 간염 예방접종이 도입되고, 2012년 출생자부터 국가 무료접종이 시행됐기 때문에 만 7세 아동까지의 면역 수준은 크게 높아졌지만, 그 이상 연령의 학생들과 성인의 낮은 면역 수준은 계속 방치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런 상황은 10년이 지난 2019년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최근 통계를 보면 국내 A형간염 환자 평균 연령은 39세로, 20~40대 환자 비율이 87.4%였다. 해를 거듭할수록 취약층은 그대로면서, 연령대만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기모란 교수는 “A형 간염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합병증 발생이 많고 치명률이 증가하므로 향후 추가적인 유행이 있다면 A형 간염에 의한 치명률이 점점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대규모 ‘따라잡기 백신 접종’ 정책도입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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