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제품을 만드는 회사의 경쟁력은
품질·가격·디자인 등 차별화에 달려
플러스 차이의 결과는 고객에 돌아가

▲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한 장 남은 달력이 올 한해를 다 안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12월은 참 무거운 달처럼 느껴진다. 한 해 동안 일한 업무의 결과를 지난해의 결과와 올해 계획한 것과 성과를 비교하여 차이를 점검해본다. 물론 그 차이가 플러스(Plus) 이면 성과가 좋은 것이고, 마이너스(Minus)이면 나쁜 것이다. 수맥(水脈)도 없는 곳에 우물을 파서 성과 없이 고생만 한 것인지, 예상대로 잘 추진하여 원하는 수량과 수질을 다 얻은 것인지를 비교하는 달이며, 또 마지막 피치(Pitch)를 올려 우물을 발견하여 직장에서 좋은 성과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달이기도 하다.

나는 올해 지난해와 비교하여 어떤 차이를 만들고 있나 생각해 본다. 취미인 문학에 대한 열망으로 시와 수필을 다작해 보기로 연초에 계획을 세웠으나 결과는 처참하다. 이유 없는 무덤이 있을까 마는 그 계획은 가을 낙엽과 같이 떨어져 바람에 날리고 있을 뿐이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된 꿈과 계획은 어떤 플러스 차이도 만들지 못했다. 굳지 못한 결심은 좋은 차이를 만들 수 없고, 꾸준한 실천만이 결과를 창출할 수가 있는 것임을 새삼 느꼈다.

제조업체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같은 품목으로 성장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 우리는 어떤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를 세밀히 분석하여 벤치마킹(Bench Marking)할 필요가 있다. 동종업체와의 경쟁에서 앞서가는 차이를 만드는 노력은 쉽지 않겠지만 기업은 해야만 되는 일이다. 그것은 창의력, 분석력, 디자인력, 실행력, 전 종업원의 참여를 통한 지속적인 개선 활동을 통해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품을 만들 때 혼(魂)을 불어 넣어야 된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에 주창된 것인데 정성을 다하여 최고로 만들자는 정신이다. 그것은 사람에게 의존해야 되니 기복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표준화와 자동화를 통해 편차는 개선되어 왔으나 여전히 생산자에게 요구되는 정신이다.

우리가 고객이 되어 상품을 고를 때 가격이 비싸지만 선호하는 브랜드(Brand)가 있다. 이유는 디자인, 성능, 품질, 애프터 서비스가 다른 브랜드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종 제품이 아닌 중간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어떻게 경쟁력을 가져야 될까. 그것은 QCDD 즉 Quality(품질), Cost(가격), Delivery(납기), Design(디자인, 설계)에서 차별화를 강구해야 된다. 모든 경쟁사가 같은 대상을 놓고 차별화를 강구하고 있는 이때 더 낳은 차이를 만들려면 얼마나 더 노력을 해야 할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가 갖는 경쟁력의 차이가 우리 고객사의 요구 사항과 같다. 왜냐하면 우리가 노력해서 다시 디자인한 결과 우리 제품의 품질이 완벽하면 고객들의 공정에서 소재의 불량이 없기 때문에 고객사의 제품 품질이 완벽해진다. 우리의 가격 경쟁력이 높을수록 고객사에게 좋은 판매가격을 제공할 수 있어 고객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완벽하게 납기를 지킨다면 고객들은 소재의 재고를 많이 가질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 또한 고객사에게 경쟁력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고객 지향적 생산 공급자가 되어 높은 점수를 얻음과 동시에 보다 많은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플러스 차이를 만들 때 그 결과가 바로 우리의 고객에게 돌아간다는 것이 아이러니컬(Ironical)하지 않은가.

무한 경쟁의 시대에 끊임없이 창출되는 플러스 차이가 우리의 앞날을 밝게 인도 할 것이다. 서태일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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