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독점 합작계약을 맺었던 베이징기차가 최근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별도의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합의, 현대차와 마찰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 현대자동차와 업계에 따르면 베이징기차는 최근 다임러크라이슬러 아시아그룹과 중국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 메르세데스 벤츠의 E클래스(1천796cc~4천966cc)와 C클래스(1천796cc~3천199cc)를 생산키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연산 2만5천대 규모에 총 투자액은 11억 유로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베이징기차는 지난 84년 크라이슬러와 세운 합작법인인 "베이징 지프"를 통해 차량을 현지 생산해오고 있으며, 벤츠의 E클래스와 C클래스는 기존 베이징 지프 공장을 확장 이전한 신규 공장에서 양산될 예정이다.

 그러나 베이징기차는 지난해 4월 현대차와 50대 50 합작회사인 베이징현대기차설립에 대한 전략합작 협의서에 서명하면서 "이후 다른 회사와는 합작관계를 맺지 않는다"는 독점 계약을 맺은 바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베이징기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간 이번 합작 추진에 대해 현대차는 "엄연한 계약위반"이라고 반발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도 베이징기차와 현대차간 독점 합작 내용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베이징기차와 MOU를 체결, 두 회사 모두 국제적 신인도 및 도덕성 면에서 비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는 다임러측과 상용차 및 상용차 엔진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어서 앞으로 다임러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베이징기차의 계약위반사항에 대해 다각도의 대응책을 마련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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