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파기 철회하고

공수처 설치 포기 요구

연동형 비례대표제 반대도

黃 “국가위기 앞 죽기 각오”

정치권 “뜬금없다” 반응속

민주 “정치 초보의 조바심”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는 단식 투쟁을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대여투쟁의 일환으로 20일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는 ‘명분없는 단식’이라며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청와대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절체절명의 국가 위기를 막기 위해 저는 이 순간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무기한 단식투쟁을 시작한다. 죽기를 각오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세 가지를 요구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다.

황 대표는 “일본과의 경제 갈등을 지소미아 폐기라는 안보 갈등으로 뒤바꾼 문 대통령은 이제 미국까지 가세한 더 큰 안보전쟁, 더 큰 경제전쟁의 불구덩이로 대한민국을 밀어 넣었다”고 비판했다.

여야가 힘겨루기중인 공수처법에 대해 “문재인 시대 반대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반대자들은 모조리 사법 정의라는 이름으로 처단하겠다는 법”이라면서 ‘좌파 독재법’으로 규정했다.

이에 여야는 ‘뜬금없다’는 반응속 황 대표를 향해 ‘생떼’ ‘민폐 단식’ ‘소아병적 행태’ 등의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황 대표를 향해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황 대표의 단식은 ‘떼쓰기’ 국회 보이콧, ‘웰빙 단식’ 등만 경험한 정치 초보의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명분이 없음을 넘어 민폐”라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도 비판과 지지가 엇갈렸다. 당 지도부인 박맹우 사무총장은 “패스트트랙이 불법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도 정부·여당은 눈도 깜짝 안한다. 우리가 지금 몸을 던지는 것 말고 할 방법이 무엇이 있겠는가”라고 단식의 불가피함을 강조했다.

반면 다른 재선의원은 “단식의 타이밍이 엉뚱하고 뜬금없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통과되기 전 출구없는 단식을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가”라며 “더구나 일분일초가 아까운 총선 국면에 당 대표가 단식한다고 나와 있으면 선거전략은 누가 짤 것인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 “단식하는 사람에게 통합 이야기를 어떻게 꺼낼 수가 있겠나. 당내 분란이 일 수 있는 인적쇄신 문제 역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라며 “단식으로 패스트트랙도 못 막고 당도 침몰할 것”이라고 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