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주 울산시립무용단 예술감독 겸 안무자

▲ 홍은주 울산시립무용단 예술감독·안무자.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올해 마지막 정기공연
울산아리아 ‘크레인의…’
12월6일 울산문예회관

노동 현장에서 피어나는
꿈·갈등·욕망·성취감
한국무용·스트릿댄스 등
다양한 장르 융합해 선봬

지난해부터 울산시립무용단을 이끌고 있는 홍은주(48) 예술감독 겸 안무자가 또 한번 모험을 시도한다. 울산지역 산업현장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한국무용에 현대무용, 스트릿 댄스까지 융합해 만드는 이색 공연무대를 선보인다.

시립무용단의 올해 마지막 정기공연 울산아리아 ‘크레인의 날개’는 노동현장에서 피어나는 꿈과 갈등, 욕망, 성취감, 노동의 본질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인간관계에 초점을 두고 인간 본질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작품을 주로 선보여 왔던 그가 이번에는 어떻게 무대를 꾸밀지 기대가 모아진다.

홍은주 울산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은 “모든 인간에게는 더 높은 곳으로 오르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그런데 욕망만 쫓다보면 자신은 점점 소진된다. 현대 사회상을 비판하는 동시에 삶의 방향성을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을 따뜻하게 보듬어 줄 수 있는 공연을 준비했다. 울산의 이야기를 통해 시민들에게 위안을 전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2월 그가 울산시립무용단 예술감독으로 위촉된 이후로 ‘수작’ ‘몸아리랑-아제아제’ 등 정기공연을 준비하면서 무용단원들 또한 진통을 겪었고, 그만큼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한국 전통무용 공연을 주로 해왔던 울산시립무용단에게 지난 2년은 모험이었고, 이번 공연이 그 결정체다. 기본틀은 한국무용이다. 한국무용에 현대무용과 왁킹, 힙합 등 스트릿 댄스가 융합됐다. 장르 간 갈라 공연이 아닌 서로 다른 춤을 한데 녹여내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홍 감독은 “순수예술과 대중예술간 장르의 차이는 분명하다. 하지만 시대의 요구에 따라 전통과 현대의 융합·조화는 반드시 시도돼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단원들의 연습량이 늘어났고, 진통도 있었다. 일정을 고려해 여유있게 시간을 배분하고 휴식시간도 충분히 줬어야 했는데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원들이 즐겁게 따라와 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시립무용단보다 울산시립은 젊다. 에너지와 열정이 살아 있으며, 이것은 안무자에게 큰 축복이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기 때문에 방향성만 잘 제시해 준다면 큰 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 역시 한국무용을 전공했고,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다.

홍 감독은 “안무자로서 한국무용 한 개의 장르만으로 작품을 기획하기엔 한계가 있다. 전공은 한국무용이지만, 몸의 표현에는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 감독은 “울산시립무용단의 존재로 인해 울산시민의 삶이 더욱 윤택해지길 바란다. ‘춤 보러 울산에 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다”고 했다.

한편 ‘크레인의 날개’는 다음주 본격 공개된다. 관객들의 심장을 고동치게 할 생생한 음악 작업과 무대세트, 조명 등 막바지 작업만 남겨두고 있다.

12월6일 오후 8시. 울산문예회관.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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