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7차 한국지역학포럼이 지난 22~23일 이틀간 롯데호텔울산에서 열렸다.

김한태 울발연 울산학센터장 한국지역학포럼서 발표
울산 앞바다 고저차로 플랑크톤서 고래까지 먹이사슬 형성
신석기인 정주여건 마련…포경과 반구대암각화 형성의 시초

울산 앞바다에서 벌어지는 자연현상을 매개로 △7000년전 선사인이 바위에 남긴 메시지 ‘반구대암각화’ △통일신라 말 개운포에서 벌어진 헌강왕과 처용의 설화는 물론 △무병장수연구의 선두주자 게놈연구의 비밀 △해수전지 및 해상풍력발전에 이르기까지 울산의 역사와 미래를 하나로 꿰뚫는 논제가 나왔다.

울산발전연구원(원장 임진혁) 내 김한태 울산학연구센터장은 22일 열린 제17차 한국지역학포럼에서 울산 앞바다의 ‘용승’(湧昇·Upwelling) 현상이 울산의 이같은 역사문화자원과 미래산업콘텐츠와 깊은 연관을 이루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용승’은 심층수가 수면으로 솟아오르는 현상이다. 용승이 일어나는 바다는 5대양에서 0.1%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어획고의 50%를 점유할만큼 생산성이 크다.

김 센터장의 발표에 따르면 용승은 수심 1500m인 울릉분지와 수심 150m인 울산 앞바다 해저지형의 고저차에서 생기는데, 최초의 시작은 마지막 해빙기 이후 해수면이 140m 높아진 7000년 전 시작됐고 이후 연례적으로 이어져왔으며 이로인해 국내 최대의 플랑크톤 생성과 고래까지 이어지는 풍부한 먹이사슬이 형성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울산 연안에 신석기인이 정주하게 된 배경 역시 용승에서 찾고 있다. 고(古)울산만과 개운포에서 몰이식 좌초포경이 이뤄지고 이를 반구대암각화로 남길 수 있게 된 연원이라는 설명이다. 그 근거로 태평양 반대편 칠레의 또다른 용승 연안에서도 반구대와 비슷한 고래그림이 있다고 제시했다. 또 처용설화에서 언급되는 짙은 안개 역시 용승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며, 미래에는 고래게놈을 이용한 무병장수 연구를 비롯해 해수전지, 해풍발전의 주요배경으로 분화·발전돼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센터장은 “‘용승’은 한줄기 물기둥이 치솟는 ‘용오름’과 다르다. 면적이 넓고 수량이 많아 그동안 제대로 식별되지 못하다가 2010년 천리안 기상위성이 가동되면서 비로소 알려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용승을 새로운 관점에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22~23일 이틀간 울산에서 열린 2019 한국지역학포럼은 ‘부산의 경관’(부산), ‘소멸되는 장소성’(대전), ‘지리경관의특성’(전주), ‘춘천의 정체성’(춘천), ‘용승이 만든 울산의 자연문화경관’(울산)을 주제로 전국 5개도시 지역학 연구자들의 주제발표로 진행됐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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