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 타당성 및 적격성 평가가 완료된다. 이어 다음달 중순께는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의 타당성 및 적격성 평가가 나온다. 두 사업 모두 대명건설이 제안한 사업으로, 평가가 한창 진행 중이다. 대명건설은 자체 조사 결과 2개 케이블카의 연간 이용객이 각각 69만명으로 나왔다면서 적격성 평가 통과를 확신하고 있다. 통상 BC값이 1이상이면 사업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문제는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도다. 사업자는 오로지 더 많은 이용객을 유치해 사업만 잘 하면 된다. 그렇지만 지역경제는 또 다른 차원이다. 케이블카가 울산에 2대나 운행돼도 지역 경제에 전혀 보탬이 안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의 경우 방문객들이 많아도 주변 경제에는 거의 도움이 안되고 있다. 케이블카로 산 능선에 올랐다가 곧바로 자가용을 타고 다른 관광지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처음 얼음골 케이블카가 운행됐을 때만 해도 숙박업소와 음식점 등 인근의 지역경제가 크게 일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울산의 케이블카도 현실적인 문제점들이 적지 않다. 최근 울산 동구 주민들은 주민설명회에서 “지역경제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명확하지 않다”면서 “개발에 앞서 지역경제 기여도, 세수확대 가능성, 환경보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일단 중단을 요구했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도 마찬가지다. 관광버스들이 영남알프스로 수없이 들락거려도 정작 관광객들은 언양 등에서 소비하지 않고 부산·경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울산에 같은 건설사가 그것도 동시에 2개의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 것도 대부분 시민들은 이해를 못하는 분위기다. 언양에서 20분밖에 안 걸리는 밀양 얼음골에 이미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는데 바로 인근에 2개의 케이블카를 또 설치한다는 것이 시민들에게는 도무지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지난 12일 열린 주민설명회에서도 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주민들이 많았다. 이같은 상식에 맞지 않는 기업의 투자 배경에 주민들은 의아해 할 수밖에 없다.

대명건설이 2개의 케이블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더라도 울산시와 울주군, 동구는 무턱대고 사업자의 성공만 바라봐서는 안된다. 케이블카 사업이 지역경제를 일으키는 지렛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지, 오로지 사업자의 돈벌이 수단으로 남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관광객들이 울산을 빠르게 스쳐 지나가고 정작 부산·경주에서 돈을 쓰는 우스운 꼴이 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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