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경력단절여성(경단녀) 비율이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경단녀의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시였다. 세종시는 대규모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로 인해 전체 인구는 물론 젊은 여성과 어린이 증가율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게 주요인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울산은 전국에서 경단녀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울산은 산업도시이기 때문에 남성 근로자가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울산은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상시적으로 이뤄지는 도시다. 이 틈바구니 속에서 여성이 다시 취업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통계청에 의하면 올해 4월 기준 울산의 기혼여성(15~54세) 대비 경단녀 비중은 22.3%(4만7000명)로 나타났다. 5명 중 1명이 경단녀라는 것이다. 울산의 경단녀 비중은 지난해 25.1%에서 2.8%p정도 줄었으나, 전국 평균 19.2%보다는 3.1%p나 높았다. 경단녀가 줄지 않는 것은 마땅한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울산의 경우는 도시 특성상 산업단지 내의 현장이 대부분이고 도심에는 아직 서비스업이 크게 발달하지 않아 일자리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전문직 여성들도 많지 않다.

여성들이 기존의 직장을 포기하는 것은 대부분 육아 때문으로 분석됐다. 결혼·임신·출산을 위한 출산휴가 이용자는 계속 늘고 있지만 육아는 단기에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의하면 경단녀가 직장을 그만 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육아’(38.2%)였다.

연령별로는 30대 여성의 경력 단절이 심각했다. 전국적으로 30대 경단녀의 인구는 80만6000명(47.4%)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어 40대도 63만4000명(37.3%)이나 됐다. 30대 경단녀의 42.0%가 직장을 그만 둔 이유도 바로 ‘육아’였다. 최근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대표적인 경단녀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다. 육아가 여성의 직장 유지를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인 것이다.

지난 20일 북구 여성새로일하기센터가 개소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북구여성새일센터는 여성가족부와 울산시로부터 1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취업상담, 구인구직 연계, 직업교육훈련 등 여성취업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이 센터가 얼마나 많은 실적을 올릴지 두고 보겠지만 경단녀들을 위한 일자리 만들기는 더 효율적으로 계속 확대돼야 한다. 여성인력은 사회와 가족의 튼튼한 버팀목이자 도시의 저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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