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뉴스)프로농구 대구 동양이 지난 시즌 꼴찌에서 창단첫 정상에 오른 것은 탄탄한 기본 전력에 한때 흐트러졌던 정신력을 재정비한 결과였다.

 정규리그에서 팀내 깊이 박혀있던 패배의식을 극복하고 우승을 차지한 뒤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동양의 챔피언 등극을 의심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동양은 정규리그 우승의 주역인 「베스트 5」가 특별한 부상없이 건재한 반면 상대인 서울 SK는 용병 1명이 기량 미달로 출전하지 못하고 조상현, 에릭 마틴 등 주전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려 더 이상 정규리그 2위의 위력이 느껴지지 않았던것.

 김진 동양 감독도 4강전에서 서울 SK가 전주 KCC를 꺾고 챔피언결정전 상대로결정되자 『서울 SK가 더 편한 상대』라며 여유를 부렸고 대다수 전문가들도 김 감독의 의견에 무게를 실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2년만에 챔피언 복귀를 노리는 서울 SK의 저력은 동양에게도 그리 만만치가 않았다.

 1차전을 9점차로 이겼던 동양은 2차전에서는 2점차로 패했고 3차전을 다시 14점차 일방적인 승리로 장식한 뒤 4차전과 5차전에서는 연이어 3점, 1점차의 분패를 당하며 2승3패로 탈락 위기에까지 몰린 것이다.

 특히 월등한 객관적 전력에도 불구하고 대승 뒤에는 반드시 패해 정신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낳았다.

 그러나 동양은 홈으로 자리를 옮긴 6차전부터는 다시 정신을 차렸다.

 기본인 수비에 보다 충실하면서 차분한 플레이를 펼치자 가공할 「베스트 5」의위력이 되살아났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새내기 김승현이 조율하는 특유의 빠른 공격에 외국인선수 MVP 마르커스 힉스가 끈질기게 상대 골밑을 파고들었고 라이언 페리맨은 성실하게 골밑을 지켰다.

 여기에 챔피언결정전 들어 플레이의 부침이 심하던 전희철과 김병철이 각각 내외곽에서 제몫을 해주고 이지승 등 식스맨들도 적절히 기용되자 승리의 여신은 그제야 동양의 손을 들어주었다.

 물론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다소 방심해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동양이 이렇게 무서운 팀으로 변모한 것은 프로 출범부터 벤치를 지켜온 김진 감독의 믿음이 있었기때문이다.

 김 감독은 코치 시절이던 「98-99시즌에 32연패를 지켜봤고 감독대행으로 승격된지난 시즌에도 최하위를 면치 못했지만 마음에는 『자신감만 찾으면 우승할 수 있다』는 신뢰가 있었고 마침내 올시즌 결실을 봤다.

 또한 최근 몇 년간 바닥을 긴 성적에도 불구하고 용인에 전용체육관과 숙소를마련해 줄 정도로 지원에 열의를 보인 구단측의 노력도 훈련 효과와 더불어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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