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구 울산시민안전포럼 공동대표 전 국민안전관리협회 울산협의회 교육원장

“부주의라는 불씨를 끄면, 인재(人災)는 줄고 생명은 살아납니다.” 최근 한국화재보험협회가 펼친 재난안전 동영상 공모전 대상작의 메시지다. 화재 사전 예방 노력으로 귀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눈길을 끌었다. 매년 11월이 되면 ‘불조심 강조의 달’을 맞아 불조심 홍보 및 작품 공모 등 국민 참여형 활동이 활발히 이뤄진다. 불조심 강조의 달은 지난 1948년 처음 시행된 이래 올해로 72회째를 맞았다.

이처럼 국가 차원의 최장수 소방 대책으로 자리 잡은 것은 일상 곳곳에서의 구체적인 실천이 화재 안전의 바탕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인류 역사상 위대한 발견 중 하나가 불이라지만, 잘못 관리하면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리니 ‘예방’은 사실 매순간 필요한 셈이다.

우리나라 화재 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연간 4만여 건 수준으로 약 2000명의 인명 피해, 약 4000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2017년 동탄 상가 화재(4명 사망),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29명 사망), 2018년 서울 종로장여관 화재(4명 부상), 밀양 세종병원 화재(46명 사망), 군산 유흥주점 화재(5명 사망), 서울 국일고시원 화재(6명 사망) 등이 잇따랐고, 올해도 고성 속초 산불화재로 1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여의도 면적의 6배에 달하는 2000ha에 가까운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울산에서도 공단지역 폭발사고와 화재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으며 2013년 3월 발생한 울주군 상북면 대형 산불로 1750ha의 산림 피해를 입기도 했다.

화재 사고는 대체로 주거지, 자동차, 임야 등의 장소에서 발생되며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전기, 기계, 부주의, 방화 등을 꼽을 수 있다. 결국 ‘인재(人災)’라는 깊은 뿌리에서 뻗어 나오는 병든 이파리들인 것이다.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대기·수질오염 등 환경문제와 폭발 등을 동반한 복합 재난문제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전 예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할 수밖에 없다. 화재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안전인식 교육과 정부의 대책, 제도적인 시스템 구축 등이 종합적으로 추진·개선돼야 할 것이다. 제도개선에 실화를 막을 수 있는 방안과 화재 발생 시 초기 대응능력을 향상시키고 취약점을 보완해 가는 노력도 잊지 말아야겠다.

이준구 울산시민안전포럼 공동대표 전 국민안전관리협회 울산협의회 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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